[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종북 주사파.' '국회선진화법'을 통과시키며 품격 있는 국회를 약속했던 19대 국회가 시작부터 '색깔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여야는 19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사퇴를 거부해온 이석기, 김재연 통진당 의원에 대해 '자진 사퇴 촉구'에서 '자격 박탈 추진(의원직 제명)'으로 방향을 바꿔 강경 드라이브에 나섰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까지 "북한보다 우리 내부의 종북 세력이 더 큰 문제"라며 가세해 이념 갈등은 '점입가경(漸入佳境)'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통진당은 '색깔론' 공세를 멈추라고 즉각 반발했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원장은 1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비대위회의에서 "새누리당은 색깔론 말고 다른 레파토리는 없냐"면서 "제 눈의 들보 먼저 치우라"고 비판했다. 그는 "고장난 라디오도 아니고 30년째 반공 이념 노래를 부르는데 국민들을 이념 (논쟁으로) 끌고 가려 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여권은 이념공세로 '맞불'을 놨다.
탈북자 출신인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색깔 덧씌우기는 파란색을 빨간색이라고 할 때 하는 것"이라면서 "빨간색을 빨간색이라고 하는 것은 진실"이라고 구당권파 세력을 비판했다. 그는 "보수언론이 색깔 덧씌우기를 한다고 하지만 이번 사건은 새누리당이나 보수세력이 저지른 것이 아니며 사건의 내용과 과정이 보편적인 자유민주적 질서와 너무 차이가 난다"면서 공세를 지속했다.
전문가들도 가세했다.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는 전날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새로나기특별위원회 토론회에 참석해 "이번 사태를 주사파 척결론으로 보는 견해는 비판해야 한다"면서 "종북이라는 이름의 폭력이 난무하는 것에는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이제는 운동권 문화를 벗어나야 한다"면서 "민주적 절차가 병행될 때에만 진보정당의 가치가 있다"고 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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