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11. 중국의 아프리카 공정

[아시아경제 특별취재팀]20세기 '죽음의 땅'으로 불렸던 아프리카 대륙. 잦은 내전과 가뭄으로 가난에 허덕이고 에이즈와 열사병이 창궐하는 이 땅에 중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인들은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에 사업을 위해, 농사를 짓기 위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중국 정부는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 도로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에 엄청난 돈을 무상으로 투자하며 끊임없는 구애를 펼치고 있다. 중국인들의 아프리카 대공습은 이미 시작됐다.


◆중국, 검은 대륙을 덮치다=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는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 당시는 초기 농업개발 등 소규모 프로젝트였다. 1990년대부터 중국의 원조는 막대한 규모의 지원액을 공항과 항만, 철도, 발전소 등 대형 인프라 사업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확대됐다. 매년 새해가 밝으면 중국의 외교부장(장관)은 아프리카 출장가방부터 챙겼다. 1991년부터 22년째 반복된 것이다. 중국은 또 2006년을 '아프리카의 해'로 정하고,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를 비롯한 정상급 인사들이 22개 아프리카 국가들을 순방하며 애정을 과시했다. 당시 후 주석이 약속한 아프리카연합(AU) 컨벤션센터는 올해 완공됐다. 지난 1월29일에는 제18차 AU정상회의가 이 회의장에서 열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 3년간 6억위안(1064억원)을 아프리카 연합에 무상원조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해외원조백서를 보면, 2009년 누계기준으로 전체 해외원조(400억달러)의 45% 이상을 아프리카에 무상으로 제공했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구애를 계속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아프리카에 매장된 미개발 자원 확보와 신시장 개척이라는 경제적 이유가 그 첫번째다. 석유를 비롯한 각종 에너지 자원을 선점하는 것은 중국의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외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의 아프리카 석유 수입 비중은 1995년 11%에서 2010년 23% 두 배 이상 확대됐으며, 2025년에는 4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0년 기준으로 수단 원유의 60%, 앙골라와 콩고에서 각각 전체 원유의 40%와 50% 가량이 중국으로 수출됐다. 원유 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산업 원자재로 쓰이는 주요 광물을 아프리카에 의존하고 있다. 코발트의 경우 90% 이상, 망간과 크롬 각각 40%, 30%를 아프리카에서 조달한다. 한편으로는 중국은 자국에서 생산한 공산품의 소비시장으로 아프리카를 생각하고 있다. 2000년 3%대에 머물렀던 중국 상품의 아프리카 시장점유율은 2010년 14%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중국과 아프리카의 교역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양측간 교역액은 2001년 10억달러에서 10년새 1200억달러로 120배나 증가했다. 박형원 대외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이미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과 상당한 신뢰를 축적한 상태"라며 "지금처럼 막대한 경제적 지원과 협력을 계속한다면 아프리카내 중국의 국가적 위상과 입지는 더욱 빠른 속도로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 패권의 교두보 '아프리카'= 중국의 아프리카 공정은 중국의 세계 패권 전략과도 맞물린다. 중국은 지난 수십년간 아프리카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태평양 도서국가에 대해서도 원조를 확대하고 있다. 자금력을 앞세워 경제협력을 이룬 뒤 외교력을 집중해 우방국으로 만들고, 국제 이슈와 관련해 자국과 같은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중국의 아프리카 진출 과정을 보면 아프리카 국가와 서방 국가들간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아프리카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냈다. 아프리카 국가가 내전이나 테러, 인권문제 등으로 서방국가로부터 제재를 받을 때에도 그 틈을 백분 활용했다. 수단과 나이지리아가 대표적이다. 황규득 한국외대 아프리카과 교수는 "중국은 경제와 외교관계를 별개로 생각한다"며 "세계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정치적인 이유로도 전략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중국의 이같은 전략을 '신(新)식민지' 정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힐리턴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아프리카 순방 당시 "아프리카 국가들은 신식민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중국을 견제하기도 했다. 미국은 9ㆍ11 테러 이후 아프리카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섰고, 일본 역시 올초부터 아프리카내 대사관수를 크게 늘리며 중국에 맞서고 있다.

AD

중국의 아프리카 공정이 순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규모 인력 진출과 저가상품 공세, 자원담보 원조 등은 아프리카내 반중국 정서를 초래하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에 진출한 중국 근로자들이 잇따라 피습을 당한 것은 이같은 문제점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콩고를 비롯한 국가는 중국 정부와 공동으로 추진하던 광산 개발을 불허하는 등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의심의 눈초리를 감추지 않고 있다.


특별취재팀=조영주 차장, 지연진ㆍ조슬기나ㆍ최대열ㆍ이창환 기자 gyj@


지연진 기자 gyj@
조영주 기자 yjc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