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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면접관 감동시킨 삼성 '고졸'공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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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어제 발표한 고졸 공채 결과가 화제다. 이번 공채는 올해 계열사별로 뽑기로 한 8000여명의 고졸 채용과는 별도로 그룹 차원에서 실시됐다. 우수한 인재가 예상보다 많이 지원해 계획보다 100명 더 많은 700명을 선발했다. 합격자 가운데 20%는 자기 분야에서 4년제 대학 졸업자와 같거나 그 이상의 실력을 갖추었고, 나머지 80%도 전문대 졸업자에 못지않은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개인적인 삶의 경험이 그대로 감동적인 휴먼 스토리인 경우도 적지 않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고등학교를 중퇴한 뒤 검정고시로 고졸 자격을 따고 대학에 진학하려고 10년간 아르바이트를 했지만 학비를 벌지 못해 진학을 포기하고 삼성에 지원한 28살의 여성도 있고, 어머니가 가출하고 어부인 아버지는 집에 거의 오지 않아 사실상 소년가장으로 병든 할아버지를 모시며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해 온 고3 남학생도 있다. 학교 성적이 수도권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우등생인데도 대학에 가서 이론 공부를 하기보다 기업에서 실무를 배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삼성의 문을 두드린 고3 여고생도 합격했다. 참으로 대견한 젊은이들이다.
삼성 인사 담당자는 "어린 나이의 지원자들이 예의 바른 태도로 면접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모습이 면접위원들을 감동시켰다"고 말했다.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삼성에 지원하고 면접에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하게 여겨지는 지원자 중 다수가 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고 말했단다. 소프트웨어 직군에서는 현직 연구원보다 프로그래밍을 더 잘하는 지원자도 많았다. 그런 정도로 성숙하고 유능한 인재들이라면 삼성에 입사하게 된 그들을 축하하기 전에 그들을 채용하게 된 삼성을 먼저 축하해야 할는지 모른다.

합격한 젊은이들은 물론이고 삼성도 이번 공채는 시작일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합격자들은 맡겨지는 일을 성실하게 해내는 동시에 더 나은 능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고졸 공채에 대한 기업과 사회의 인식이 개선되어 후배들에게 기회의 문이 더 넓게 열린다. 삼성은 고졸 인재를 단기적으로 이용하는 데 치중하기보다 직무와 교육을 통해 더욱 탁월한 인재로 키워 가며 두고두고 크게 쓰는 장기전략적 인사관리의 모범을 보여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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