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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최대 방산전시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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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최대 방산전시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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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양낙규 기자 ]전세계에서 열리는 방위산업 전시회는 모두 100여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이름이 알려진 전시회는 한국에서 격년으로 열리는 에어쇼 등 30여개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전시회는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DSA(DEFENCE SERVICES ASIAE)가 꼽힌다. 올해 13번째를 맞는 DSA를 취재하기위해 지난 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찾았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차로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전시회장은 붉은색 5층 건물인 '루트라 월드 트래이드 센터(RUTRA WOLRD TRADE CENTRE)'다. 이 건물은 전시회를 목적으로 30년전에 만들어져 겉모습은 고색창연하다. 하지만 내부로 들어가니 잘 정리된 백화점을 연상케 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나라는 모두 45개국이다. 부스를 갖고 참여하는 방산기업만 850여개사다. 2년전에 비해 20여개사가 늘어났다. 전시회 입구는 첫 날부터 경비가 삼엄했다. 히잡을 쓴 여군들은 권총을 차고 관람객들을 하나하나 매서운 눈초리로 쳐다봤다. 이날 행사에 참가하는 각국의 장군급 이상 VIP 300여명의 안전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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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실물을 전시한 이탈리아 아구스타 웨스트랜드사의 다목적 헬기. 이날 전시된 헬기는 8톤급 AW149모델로 시제품이 전시회장에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AW149모델은 현재 2기가 이탈리아에서 시험운행중이며 내년부터 양산된다. 아구스타헬기의 홍보담당자 제프 러셀 (GEOFF RUSSELL)는 관람객들에게 승객을 최대 18명까지 태울 수 있고 무장장착도 가능하다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아구스타는 지난해 12월 우리 경찰청에 수송용 헬기로 납품하려했지만 실패했다. 국산헬기 '수리온'보다 낮은 입찰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홍보담당자는 "수리온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수리온에 대한 경계심은 여전했다.

전시회에는 같은 품목도 많았다. 군함을 생산하는 업체만 대략 10여개. 전시회에 참가한 대우조선해양의 경쟁사들이었다. 조선업계가 많이 참여한 이유는 말레이시아 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군 관계자는 "자국이 섬나라인 특성상 테러, 해적 등 해상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해군군사력을 현대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함정, 잠수함 등 최신예 해군전력증강을 더 늘리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피력한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2001~2010년 동안 총 39억달러 수준의 무기를 수입했다. 2005년~2009년 말레이시아의 무기수입은 연평균 98.92%라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009년 무기수입액은 세계 3위다. 그만큼 방산기업으로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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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 참가한 9개의 국내방산기업은 전시회장 7홀에 자리를 잡고 방산기술 홍보에 한창이었다. 국내 방산기업 풍산은 올해 말레이시아 등 20여개국에 2000억원 상당되는 탄을 수출할 계획이지만 눈치전은 만만치 않았다. 경쟁사인 브라질 CBC사, 미국 ATK사, 남아공 DENEL사 등도 이번 전시회에 모두 참가했기 때문이다.

풍산 박우동 부사장은 "1975년 M1소총탄약을 첫 수출한 이후 지금까지 60여개국에서 우리 제품을 사용한다"며 "앞으로는 소구경탄 부품, 장비 등도 수출해 사상 최대 수출액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들의 홍보마케팅이 치열하자 우리군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방위사업청 권오봉차장은 전시회기간 말레이시아 하디미 국방장관(Ahmad Zahid Hamidi), 영국 파니귀앤 국방보안수출청장(Richard PANIGUIAN) 등 정부 관계자를 만나 방산협력을 약속하기도 했다.

전시품목이 많다보니 아이러니컬한 장면도 연출됐다. 탄환을 전시한 풍산앞에는 인도의 방탄복업체가 부스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창과 방패의 전쟁'이다.

인도 방산기업인 MKU사는 북한이 사용하는 AK47 탄환을 5M앞에서 막을 수 있다며 신형 방탄복을 선보였다. 하지만 국내방산기업 코오롱도 이에 질새라 홍보에 열을 올렸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선보인 것은 방탄소재 '헤라크론(HERACRON)'. 전세계에서 3개국만 생산이 가능한 소재다. 이날 코오롱부수는 외국군의 방문이 잦았다. 필리핀 바우트스타(BAUTSTA) 전투사령관도 부수를 찾아 이미 성사된 터키수출에 대한 질문을 연이어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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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는 말레이시아 무히부딘(MUHIBUDDIN)국왕이 참여한 가운데 대테러시범도 선보였다. 전시회장 밖 곰박(GOM BAK)강에서 대기중인 헌병대원들은 건물안에 테러범들이 침투했다는 가정하에 진행됐다. 하지만 기자눈에는 우리 707 대테러부대보다는 한수 아래처럼만 보였다. 단지 가교에 사뿐히 착륙해 인질을 태운 아구스타 조종능력은 지금까지 본 어느 비행보다 일품이었다.

이번 전시회의 가장 큰 특징은 무인로봇이 다양하게 출품됐다는 점이다. 50여개 업체가 참여해 직전 전시회와 비교해 5배가 늘었다. 소총의 발전도 눈여겨 볼 만하다. 시가지전을 대비한 유효사거리 200m급 소총과 유효사거리 1.5km이상의 저격용소총 등의 구분이 눈에 띄었다.

특히 3개의 구경총열을 아무런 도구없이 1분안에 교체가능한 이탈리아 BERETTA사 저격용총과 노리쇠충격이 좌우가 아닌 상하로 분산되는 스위스제 SIG SAUER사의 소총은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4일간 진행된 이번 전시회는 규모면에서 큰 전시회는 아니다. 하지만 무기수출을 놓고 참가 업체간 신경전은 어느때보다 치열했다. 우리 방산기업이 국제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도 명확하게 보여준 전시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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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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