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이 치료받은 두 약품의 성분은 모두 동일했지만, 법정다툼 결과는 승소와 패소로 엇갈렸다.
똑같은 약품에 의한 부작용 사고에서 서로 다른 사법처리가 내려진 이유는 무엇일까.
사건의 원인은 바로 두 약품 제조사가 서로 다르다는 데 있었다. 데비 쇼크는 ‘프로메타진’ 이라는 복제약을 더바인은 ‘페네르간’ 이라는 오리지널 브랜드약을 처방 받은 것이다.
NYT는 이같은 줄패소 사례가 지난해 6월 뉴욕 연방대법원이 내린 판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했다.
뉴욕 연방대법원은 지난해 6월 복제약 제조사들은 해당 의약품 부작용 경고에 대한 통제권이 없다며 이를 이유로 제기된 소송에서는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복제약과 특허약 중에서 어느 약을 처방받느냐가 지금은 재판의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된 것이다.
법리적으로 대법원의 판례는 하급심 재판부의 판단기준이 된다. 이에 따라 미 전역에서 이뤄진 모든 복제약 제조사 대상 소송에서 피해 환자들이 연달아 패소하고 있는 것이다.
환자들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의사들은 복제약과 특허 받은 약 중에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은 것이 보통이다. 보험사가 지정한 의약품을 처방받고서 부작용이 생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NYT는 대법원의 판결이 전국적으로 수백만명의 소송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 의사들의 80%가 환자에게 복제약을 처방하고 있는데다, 대부분의 주정부는 약사들에게 특허약 대신 복제약 처방을 허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법원 판결 이후 40여명의 판사가 복제약 제조사를 상대로 낸 소송을 기각했고, 어떤 판사는 수십 건의 유사한 사건을 일괄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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