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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두근두근 긴급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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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5회 MBC every1 토 밤 11시 30분
새 에피소드 ‘두근두근 윤박연대’를 공개하며 윤성호 감독은 블로그에 이런 글을 남겼다. “이번 주 에피의 제목과 내용에는 딱히 뭐 정치적인 함의나 풍자 그런 거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모 정당 청년 비대위원 영재(김영재)가 등장하는 이번 에피소드는 얼핏 정치적 풍자로 가득해 보인다. 스타 셰프의 유명세 뒤에 숨은 MSG의 실체에 대해 다룬 3회가 그랬던 것처럼, 5회 역시 거창한 타이틀을 뒤집어 쓴 쭉정이들을 까발리고 있기 때문이다. “씨네이십일쩜영에서 선정한 올해의 유망주 20인에 뽑힌” 윤박(윤박)은 회사 등쌀에 떠밀려 유두 리프팅 수술을 해야 할 처지고, ‘매경에서 차세대 리더 50인으로 뽑아 준” 영재는 수시로 희본(박희본)의 어깨나 더듬는 변태에 불과하다. 타이틀에 기대 권위를 세우는 이들의 초라한 모습을 까발리는 에피소드에서 풍자의 흔적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에피소드를 풍자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는, 편을 갈라 ‘그들’의 위선을 고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런 허세가 우리에게도 있음을 직시하는 솔직함에 있다. 사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이하 <구하라>)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거창한 기표로 스스로 처한 현실을 감추려 애쓴다. 시급 4500원을 받는 나‘인턴’(나수윤), 생계를 위해 용역 알바를 뛰는 박‘감독’(박종환), 그리고 일도 돈도 없어 무허가 컨테이너에 세 들어 사는 ‘구대표’ 희본까지. <구하라>는 인물들의 초라한 오늘을 애써 포장해주는 대신,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허장성세가 아니라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연대라고 말한다. 영재와의 악몽 같은 저녁식사 후 한강변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희본과 우연히 마주친 윤 PD(황제성)는, 왜 울고 있느냐 묻는 대신 희본이 폭죽에 불을 붙일 수 있도록 입고 있던 점퍼를 벗어 바람을 막아준다. 물론 이런 긴급구호가 희본이 처한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꿔주진 못 한다. 하지만 불어오는 바람을 대신 막아주는 이들이 있는 한, 우리는 기표의 갑옷 없이도 폭죽을 쏘아 올릴 수 있다. 거창한 구원이나 백마 탄 왕자들로 가득하던 TV에서 간만에 만난 작지만 알찬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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