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비율 35% 절충안 내놓은 개포3단지… “수용 절대 불가”
29일 오후 2시, 시청앞 서울광장에는 지금까지 열린 재건축·재개발 관련 집회 중 최대 규모의 규탄 집회가 열렸다. 집회측 추산 2600여명(경찰 추산 1500여명)으로 개포주공1~4단지와 개포시영 등 개포지구 내 총 8개 단지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이날 조합원들은 “재건축은 재개발과 다른 조합사업으로 서울시가 개인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헌집을 헐고 내 돈으로 새집을 짓겠다는데 서울시가 소유주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주민들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개포2단지의 한 조합원은 “본인(박원순 시장)은 60평대 큰 아파트에 살면서 우리는 녹물이 나오는 좁은 집에 살라는건 말이 안된다”며 “시민이 시장이라고 직접 말해놓고 이제와서 행정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현재 개포지구재건축연합회가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기존 소형평형 가구 수의 절반을 다시 소형으로 계획하라는 서울시 방침이다. 2만5000여가구의 개포지구 중 80% 이상이 전용면적 60㎡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중형으로 옮겨갈 수 있는 조합원도 소형평형에 다시 들어가야한다는 풀이다. 예컨대 단지 전체가 전용 60㎡이하 소형으로만 구성된 5040가구 규모의 개포주공1단지는 60㎡이하 20%, 60~85㎡ 40%, 85㎡초과 40%의 비율로 계획한 지정안을 뒤집어야 한다. 결국 기존 단지의 절반인 2520가구를 소형으로 지어야한다는 분석이다.
이영수 개포2단지재건축추진위원장 역시 “개포지구는 대부분 고급 주택단지로의 재건축을 바라고 있다”며 “중소형을 원하는 주민들의 요구도 조합측에서 논의하고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소형평형 비중을 기존 20%에서 35%로 올리는 절충안을 놓고 주민의견 수렴에 들어간 개포3단지는 조합원들의 불만이 더욱 거세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개포3단지 조합원은 “재건축을 빨리 진행하려고 추진위가 내놓은 방안이지만 누구도 찬성하는 사람은 없다”며 “이번 설문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개포3단지 재건축추진위 관계자 역시 “아직 설문조사가 끝나지는 않았지만 절충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조합원은 단 한명도 없다”며 “주민들 모두 주거공간의 개인 선택권을 놓고 서울시장이 관여하는데 울분을 토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한편 개포지구재건축연합회는 현 개포지구단위계획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지속적인 항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장 회장은 “박 시장은 법 또는 조례로 정한 범위 이외의 주거공간의 선택권을 주민에게 돌려줘 하루빨리 재건축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통과되지 않을 경우에는 투쟁은 물론 재건축을 중지하는 최악의 선택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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