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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골서 떤다, 치솟은 등유값에..이런 얼어죽을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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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방 끈집늘자 주유소 기름 배달도 뚝
LPG값 뛰며 택시비도 꿈틀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소비 그래도 벅찬 빈털터리 삶


냉골서 떤다, 치솟은 등유값에..이런 얼어죽을 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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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등유 소비, 라면 판매, 생활용품 판매는 경기를 가늠하는 척도로 불린다.
등유는 대부분 가정이나 상업시설에서 난방용으로 사용된다. 등유 소비가 준다는 것은 그만큼 보일러를 덜 써 추위에 떨고 있다는 얘기다. 불황에는 외식을 자제하고 집에서 식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라면이나 생활용품 소비는 늘어난다. 이 같은 경기 가늠자들이 일제히 불황행으로 치달았다. 전등을 켤 때마다 한번 더 망설이게 만드는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소비'의 시대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매서운 한파에도 서민들은 마음 놓고 난방을 하기조차 힘겹다. 최근 난방용 등유 가격이 ℓ당 1390원에 근접하면서 2008년 8월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등유는 도시가스 미보급 지역 저소득층이 난방에 많이 쓴다는 측면에서 서민생활과 직결된다.

등유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판매량은 올 들어 크게 줄고 있다.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등유 소비량은 344만9000배럴로 전년 동월 447만5000배럴에 비해 25.1%가량 감소했다. 11월과 10월에도 2010년 323만6000배럴, 282만8000배럴에서 지난해 218만배럴, 209만3000배럴로 각각 110만배럴, 80만배럴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의 한 등유 전문 배달업체 관계자는 “작년 겨울에는 이틀 평균 탱크로리 한 대 분량인 1500ℓ를 판매했다”며 “이번 달에는 일주일에 2대 팔기도 벅찼다”고 말했다.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전기 난방기구의 판매는 늘고 있다.

G마켓 등 온라인몰에 따르면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 지난해 11월 1인용 전기장판과 1인용 전기방석 판매량이 전년 대비 45% 늘었으며 미니히터 판매도 38% 증가했다. 반면 가스·석유히터와 2인용 전기장판, 스탠드형 전기히터 판매량은 각각 9%, 8%, 12% 감소했다.

서민들이 주로 먹는 라면 소비는 증가세다. 롯데마트가 지난 1월1일~2월6일 라면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9.8%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품 가격 상승으로 밥에 비해 저렴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어 라면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물가로 외식 대신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가정이 늘다 보니 이와 관련된 제품의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릫소비자 장바구니 동향릮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현재 소고기 수요는 2008년에 비해 9.0% 줄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닭고기, 돼지고기, 오리고기 소비가 늘었다.

고기류를 대체하는 소시지나 햄류는 25.5% 증가했고 통조림, 만두, 어묵 등도 두 자릿수 대로 판매가 신장됐다. 또 맛소금(54.4%), 후추(11.8%), 참기름(9.3%) 소비가 꾸준히 늘었으며 식기 세척에 필요한 고무장갑, 행주 등 주방잡화(9.7%) 소비도 상승했다.

아울러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점심값 절약을 위한 도시락 용품 판매가 늘고 있다. 옥션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도시락 용품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반찬용 캔 판매량도 덩달아 늘어 참치캔, 장아찌캔 등이 인기로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8% 상승했다.

서민생활과 관련된 공공요금도 크게 상승하며 서민들의 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지하철요금과 버스요금을 오는 25일부터 각각 150원씩 인상하기로 했다. 서울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2007년 4월 900원으로 올린 이후 4년10개월 만이다. 인천시도 같은 날 인천지하철과 인천공항철도의 기본구간 요금을 150원 올리기로 했다.

전·월세도 가파르게 오르며 주거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월세 상승률은 전년 대비 2.6%로 1996년 3.0%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해 전셋값도 4.6% 올라 2002년 7.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서민의 가계소비지출 중 비중이 높은 식료품비, 교통비 및 연료비 등 물가가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했다”며 “저소득층의 생활고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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