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판매목표 초과달성..두자릿수 해외 판매도 만족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위축된 내수 판매치 보고에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유럽 경기 침체에 따른 여파로 자동차 내수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반응은 의외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1월 실적을 보면 정 회장의 발언은 이해하기 힘들다. 현대차 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4만5186대를 판매했다. 전년동월대비 18.5%, 전월대비로는 22.8% 줄어든 수치다. 기아 역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15.5% 감소한 3만4210대의 판매실적을 올리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회장이 회의에서 내수판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은 내부적으로 설정한 목표치를 상회하는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세운 1월 국내 판매목표는 4만5000대, 기아차는 3만3000대다. 이를 감안할 때 현대차는 186대, 기아차는 1210대를 초과달성한 셈이다.
수출을 포함한 해외 판매가 강세를 보인 점에 대해서도 정 회장은 흡족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지난달 수출규모는 27만657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8.2% 늘었다. 기아차 역시 17만6824대를 수출해 체면을 유지했다.
특히 전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미국시장에서 지난달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15% 증가한 4만2694대, 기아차는 27% 늘어난 3만5517대를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700만대 달성'을 언급한 것은 해외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정 회장의 '긍정적인 평가'에 대해 참석자들은 실적 뿐 아니라 2012년 첫달인 만큼 격려를 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한 참석자는 "1월이 이제 겨우 지났는데 올해 목표인 700만대 달성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겠나. '앞으로 더 잘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회의 말미에 "올해 목표 달성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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