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고객님의 백스윙 시작과 동시에 "굿 샷~"이라고 크게 외쳤지만 제 입이 너무 민망합니다. 진짜 공을 치신 게 아니고 연습 스윙을 하셨기 때문이죠. 다시 어드레스를 잡으십니다. 저는 또 세어봅니다. '1, 2, 3, 4, 5, 6, 7, 8, 9, 10, 휴…'하고 긴 한숨이 나오고 그제서야 공을 치시는 고객입니다.
다른 동반자 분들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모두들 저와 같은 마음이신지 다소 서두르는 행동으로 저를 도와주셨습니다. 고객님께서 샷을 하실 때마다 옆에 서서 "굿, 굿, 굿~"만 여러 차례, 샷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연거푸 '굿'만 외치다 끝이 납니다. 근데 고객님께서 제게 말씀하십니다. "언니가 자꾸 빨리 가자고 하니까 스윙을 제대로 못하겠어."
"엥?" 저는 말도 못하고 속만 태우고 있었는데 빨리 가자고 그랬다니요. 고객님께서는 제가 옆에 바짝 붙어 고객님을 째려보는 눈빛을 느끼셨는지 제가 자꾸 서두른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셨습니다. 고객님의 점점 더 길어지는 어드레스에 숨이 넘어갈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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