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교택 사장 "퍼스트 무버만 살아남을 수 있어"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설악산, 한라산, 경포대, 해운대, 한려수도, 정동진...사무실 한복판에 국내 명산과 유명 관광지 이름이 등장했다. 올 들어 을지로 시대를 연 한솔제지 사무실 한켠 회의실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승승장구하려면 먼저 제대로 버릴 줄 알아야 한다는 걸 터득한 탓일까. 권 사장이 강조하는 창조의 출발점은 소통에 있고 그러기 위해서 등장한 3무(無) 경영인 셈이다.
새 집으로 이사한 한솔제지가 가장 먼저 버린 건 '자기 자리'다. 권 사장은 지난해 11월 말 내부회의에서 소통을 위해 사무공간을 혁신하자고 제안했고 본사이전테스크포스팀(TFT)이 묘책을 짜낸 게 바로 '고정좌석 없애기'다. 그래서 소통하자며 사무실 칸막이를 없앴고 직급별로 고정된 자리배치를 자율적으로 앉도록 바꿨다. 책상에 딸린 서랍장도 없다. 불필요한 문서나 사물이 사무공간을 차지할 일도 없어진 것이다.
회의실 내에 개인 사물함을 별도로 설치해 업무가 끝난 뒤에는 각자 쓰던 노트북과 서류 등을 보관하게 했다. 자율좌석제를 실시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유한킴벌리인데 이 회사가 바로 한솔제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본부장급 이상을 제외한 임원실도 없어졌다. 상무급 이하 임원 칸막이 높이가 허리춤까지도 오지 않으니 직원들의 수시접근이 가능하다. 또 한 가지 없어진 게 영업사원들의 유선전화기다. 영업사원들은 별도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자신의 휴대폰을 유선전화기처럼 사용한다. 집중근무실이나 수면실, 북카페 휴게실도 효율과 소통을 위한 도구로 도입됐다.
국내기업에서는 보기 드문 발상의 출발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권 사장의 말에서 찾을 수 있다.
권 사장은 "과거에는 1등 기업을 모방해 빠르게 추격하는 패스트 팔로어 전략이 유효했다면 지금은 획기적 발상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만 생존할 수 있다"며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한솔제지가 새로 이사한 파인애비뉴 B타워에는 다음달 한솔CSN이 입주한다. A타워 건물 전체에는 SK건설 본사가 옮겨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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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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