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조의표명 방식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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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과 관련된 한미양국의 조의표명은 어떻게 봐야할까. 양국의 발표는 외교적 격식을 갖춘 조의표명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속내는 간단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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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21일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북한이 현재 국가적 추도기간에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안녕을 깊이 우려하며(deeply concerned), 이 어려운 시기 주민들에게 우리의 염려와 기도(thoughts and prayers)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앞서 우리정부는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발표했다. 한미 양국이 직접적으로 김 위원장의 죽음을 애도하는 모양새보다 국가수반을 잃은 북한 주민 을 향해 위로를 표하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한국 정부의 발표문중 "북한이 조속히 안정을 되찾아 남북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는 구절은 "북한의 새로운 리더십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 안정의 새 시대를 여는 데 국제사회와 함께하기를 희망한다"는 클린턴 장관의 성명 내용과 매우 흡사하다.


한미양국이 조율한 모습이 역력하다. 이런 속내는 지난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사망당시 양국간 마찰에서 생긴 학습효과가 크다.


1994년 당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은 "미 국민을 대신해 북한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 김 주석이 미국과 회담을 재개하도록 지도력을 보여준 데 감사한다."며 조의를 전했다.


하지만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보름 뒤면 남북한 정상이 만나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의 장래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계획이었는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조의 표명은 하지 않았다. 또 민간단체가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제3국을 통해 조문사절을 보내면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사법처리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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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의 상반된 모습에 미국은 우리정부에 조의표명을 요구했지만 김영삼정부는 단호히 거절했다. 이때문에 당시 한미관계는 잠시 벌어지기도 했다.


외교소식통은 "더없이 공고한 한미 관계를 반영한 결과라고 보면 된다"면서 "특히 성명 내용을 보면 북한의 미래는 물론 향후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에 대한 지향점이 제시돼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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