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병역거부 위해 첫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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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국내 최초로 병역거부를 위한 망명자가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유사 사례가 잇따를 가능성도 있어 병역거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금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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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인권운동단체인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캐나다 이민ㆍ난민심사위원회(IRB)는 평화주의 신념과 동성애 지향을 이유로 병역거부를 한 김경환(30)씨의 망명 신청을 받아들여 2009년 7월 난민 지위를 부여했다.


국내의 한 명문 사립대를 다니던 김씨는 군 입대를 앞둔 2006년 6월 캐나다에 입국해 공식적으로 난민 지위 인정을 신청했으며, 현재 영주권을 획득해 학업과 사회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종교적, 사상적 이유 등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하고 유죄 판결을 받아 수형생활을 하는 경우는 많지만 같은 이유로 외국에 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RB는 "한국의 일반적인 징집병, 특히 동성애자 징집병이 처한 상황에 대한 정보는 매우 우려스럽다"며 "신청인이 고국으로 돌아가면 징집돼 군 복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학대를 당할 가능성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 병역법은 종교적 신념이나 개인적 양심에 따른 양심적 병역거부나 대체복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한때 적극적으로 논의가 됐던 대체복무제도 2008년 12월 국방부의 무기한 연기 발표 후 논의가 중단됐다.


군 형법도 군대 내 동성애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유지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2004년에 이어 지난 8월에도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는 병역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으며, 대법원은 지난 10월 양심적 병역거부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3월 군형법의 동성애 처벌 조항에 대해서도 합헌 결정했다.


아울러 이번 사례는 향후 유사 사례가 잇따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미 작년 한 동성애자가 병역거부를 위해 독일 정부에, 올해도 또 다른 동성애자가 호주 정부에 망명을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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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동성애 차별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해 국제앰네스티에 의해 양심수로 선정된 적이 있는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한국 정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해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고 동성애를 차별하는 군형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60년간 국내에서 종교적 신념이나 개인적 양심을 이유로 병역을 거부해 처벌받은 경우는 1만5000명에 달하고 작년말 기준으로는 965명이 수감 상태였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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