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冬亂'..전세보다 월세가 진짜 문제
서울 아파트 20만~40만 상승..전세 10% 뛸때 월세 30% 뛰어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직장인 K씨(33세)는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단독주택(전용 45㎡)에 세 들어 살고 있다. 이달 말 재계약을 앞두고 집주인에게 월세인상 통보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보증금 3000만원은 그대로 둔 채 월세 45만원을 55만원으로 인상한다는 것이다.
K씨의 월급 실수령액은 200여만원. 따라서 집세로만 매달 소득의 25%가 빠져나가게 됐다. 인근 주택들도 일제히 가격이 올라 마땅한 집을 구하기도 힘들다. K씨는 "전세는 가격이 높더라도 계약기간이 지나면 온전히 금액을 되돌려받을 수 있지만 월세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격이 아니냐"며 한숨 쉬었다.
진짜 문제는 월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연초대비 10% 가량 오를 동안 일부 단지의 월세는 20~30%까지 올랐다. 다달이 집세로 빠져나가는 돈이 늘었다는 뜻이다. 반전세(보증부 월세) 비중도 높아져 서민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주요 아파트 단지의 월세는 현재 연초대비 20만~40만원 정도 올랐다. 주로 보증금은 그대로 둔 채 월세만 올리는 식이다. 강남 논현동 신동아 아파트 52㎡의 경우 1월 보증금 1000만원, 월세 100만원에서 현재 보증금은 유지한 채 월세만 120만원으로 20% 올랐다.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도 월세 상승폭이 컸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7단지의 경우 82㎡이 보증금 2000만원 기준 월세가 연초 70만원에서 11월 현재 90만원으로, 월계동 그랑빌은 82㎡이 보증금 5000만원 기준 60만원에서 85만원으로 올랐다.
도봉구 창동의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전셋값보다 월세가 갈수록 더 오르고 있는 추세"라며 "세입자들의 부담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월세가 크게 오른 데는 최근 전셋값 상승이 원인이다. 특히 전세 대신 보증금과 월세 형식 '반전세'가 2년전부터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집주인들도 고정수익이 나오는 월세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같은 아파트 단지를 보고 전세와 월세의 가격변동률을 단순 비교하자면 월세 가격 상승폭이 훨씬 크다. 대표적인 예로 중구 황학동의 롯데캐슬베네치아(79㎡)는 전셋값이 연초 2억9000만원에서 최근 3억1000만원으로 10% 인상된 반면 월세는 보증금 5000만원 기준 10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30% 올랐다.
임대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10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신고일 기준)는 2만8025건, 월세는 7426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전세(1만6273건) 거래가 72% 늘어나는 동안 월세(2971건)는 150% 급증한 셈이다. 전체 전월세 거래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18%에서 21%로 증가했다.
이호연 부동산114 팀장은 "저금리 시대에 전세를 가지고 이자 수익을 기대하긴 힘들기 때문에 월세로 고정적인 임대수익을 노리는 집주인들이 늘었다"라며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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