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블로그]떠날때를 알아야 다음 기회도 오느니
올해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에서 팀을 극적 역전 우승으로 이끈 명장 토니 라루사 감독이 전격 은퇴를 선언하며 한 말이다. 한 해만 더 하면 메이저리그 감독 다승 순위 2위로 올라설 수 있지만 그는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금까지 월드시리즈 우승 직후 은퇴를 한 감독은 그가 유일하다. "야구 역사상 최고의 은퇴"라는 찬사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 4일 삼성전자 가 9개월만에 100만원을 넘어섰다. 8월 하락장때 67만2000원까지 밀렸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2개월 반만에 50%나 올랐다. 삼성전자 덕에 1600대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도 1900선을 회복했다. 삼성전자가 100만원을 다시 돌파하고, 지수가 1900대를 넘어서자 2000선 재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보통 일반 투자자들은 이처럼 장이 좋을 때 시장에 참여한다. 주식도 오를 때 산다.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는 증시 격언이 있듯이 강세장에서는 벌 확률도 높다. 상승 중인 주식이 추가 상승 가능성도 높은 것도 사실이다.
들고 있는 주식이 신고가를 찍거나 상한가를 갈 때 이를 팔아 차익실현을 하기란 쉽지 않다. 상한가로 마감한 다음 날은 대부분 추가 상승해 장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루만 더 버티면 은행의 1년치 이자가 추가로 생긴다는 생각에 발빠른 차익실현이 망설여지게 마련이다.
그래도 오를 때는 팔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손실이 난 상태에서 추가 하락하면 손절매 타이밍을 잡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팔아서 손실을 확정하자니 반등할 것 같고, 그대로 들고 있자니 추가하락이 두렵다. 주가가 떨어지는 상태에서는 잘 팔리지도 않는다. 거래량에 비해 보유물량이 많다면 시세보다 싼 값에 내놔야 한다.
주식을 살 때 투자자들은 사는 주식에 대해 전망을 한다. 살 때 기대대로 주가가 올라주면 미련없이, 전망이 맞지 않더라도 미련없이 주식을 정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차익실현도, 손절매도 과감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기회가 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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