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SK 마운드가 총체적 난국이다.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에이스. 여기에 ‘히든카드’와 ‘불펜의 기둥’이 잇따라 부상을 당했다. 내리 치른 11경기에서 총력을 쏟은 투수진에 과부하는 불가피해졌다.
SK는 26일 대구구장에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적잖은 전력 손실을 입었다. 선발 윤희상과 왼손 이승호(20번)가 마운드에서 부상을 당했다. 경기 전부터 윤희상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그는 이날 17개의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2km.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남긴 152km보다 10km가량 느려졌다. 윤희상은 결국 2회 이승호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구단 관계자는 “본인이 어깨에 이상을 느껴 코칭스태프에 교체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향후 경기 투입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3, 4차전 투입 여부에 대해 고개를 내저은 것으로 알려졌다. 5차전 이후도 다르지 않다. 마해영 IPSN 해설위원은 “어깨는 하루 이틀 만에 회복이 불가능하다. 쌀쌀한 날씨 탓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구나 부상 부위는 어깨에 그치지 않는다. 플레이오프 4차전 5회 홈으로 쇄도하던 조성환을 태그 아웃시키다 충돌, 오른 검지 이상 증세를 보인다. 공을 잡아채지 못하다보니 주 무기인 포크볼의 위력은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구사가 단 한 번에 그친 건 이 때문이다.
SK는 한국시리즈 투수 명단에 12명의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거듭된 부상으로 투입 가능한 인원은 사실상 10명으로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3명은 컨디션이 정상과 거리가 멀다. 에이스 김광현을 비롯해 송은범, 정우람 등이다. 김광현은 앞선 포스트시즌 세 차례 등판에서 모두 조기 강판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가장 최근 경기인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그는 2회를 넘기지 못하며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한 관계자는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떨어졌다”며 “피하는 피칭을 일관하다보니 투구 수가 많아져 제풀에 지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담은 최근 더 늘어났다. 이만수 감독대행은 4차전 선발로 김광현을 예고했다. 마운드는 가시방석이다. 선발진 붕괴와 불펜의 적잖은 체력 소모로 여느 때보다 ‘이닝 이터’ 역할이 절실해졌다.
부담을 짊어진 건 3차전 선발 송은범도 마찬가지. 그는 오른 팔꿈치 통증으로 포스트시즌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에야 마운드에 오른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등판 당시 열흘을 쉬었고 한국시리즈 3차전에도 9일 만에 등판한다. 하지만 부상 탓에 긴 이닝 소화는 불가능하다. 주 무기인 슬라이더의 활용 폭도 줄어들 수 있다. 한 관계자는 “팔꿈치에 많은 힘을 요구해 회전을 덜 먹게 될 경우 장타로 연결될 수 있다”며 “약점을 알고 있는 삼성 타자들이 직구를 노리거나 승부를 길게 끌고 갈 경우 상당한 애를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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