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대부업체에 이어 저축은행의 '묻지마' 대학생 신용대출이 늘면서 금융당국이 연 10% 금리의 은행권 대학생 대출상품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상식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상품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주 3개 시중은행 대출상품 개발 담당자들을 소입해 연 10% 금리의 대학생 대출상품의 실효성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실무자들은 사실상 은행권에서 출시하기는 어렵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며칠 뒤 시장에는 금감원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은행권이 연 10%대의 대학생 대출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각 은행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저축은행의 대학생 대출상품 연체율이 약 10% 정도로, 은행권에서 판매하긴 어렵다"며 "연체율이 1%만 넘어가도 각 은행에 비상이 걸리는데, 만약 연체율이 10%를 기록하는 대출상품이 있다면 기존에 판매하던 상품도 접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대출상품 실무 담당자 A씨는 "최근 금융권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모든 책임을 은행에 떠미는 분위기"라며 "이미 학자금대출이라는 유사한 제도가 있는데다, 최근 은행권이 수수료도 일제히 낮췄는데 수익성 훼손 우려가 있는 무리한 상품을 개발하라고 하는 건 상식 이하의 주문"이라고 말했다.


기존 서민전용 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 상품의 범위에 대학생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은행권은 보고 있다. 새희망홀씨란 신용등급 5~10등급(연소득 4000만원 이하)이거나 연소득 3000만원 이하의 대상자에게 연 7~14%의 금리로 대출해주는 은행의 서민우대상품이다.


하지만 소득과 재산이 없는 대학생의 특성상 신용등급을 따지기도 어려워 무작정 혜택 대상에 포함시키기가 쉽지 않고, 기준을 마련하기도 힘들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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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리스크관리 자체가 되지 않는 대상을 은행권에다가 무작정 맡겼다가 부실이 나면 그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되물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반발에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권에 대학생 대출을 강권하겠다는 것은 결코 아니며, 실무적인 차원에서 의사를 물어본 것"이라며 "안 되는 상품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은 아니며, 상생차원에서 의견을 나눈 것"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이어 "시장 원리에 반하는 일은 강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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