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의 재발견
지난 7월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대학 의대 미생물면역학 연구진은 미 국방부의 후원 아래 구리의 항균효과에 대해 연구했다. 실험에서는 병동 중환자실의 문 손잡이나 스탠드 등 의료진과 환자들의 신체 접촉면이 많은 실내설비·기자재 등을 항균 구리로 바꾼 결과 실내 병원균이 97% 감소했고 감염도 40.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마이클 슈미트 박사는 구리의 전도성이 이같은 항균효과의 원인이라면서 “연구 결과는 현재 개별 병원이 실내 감염 방지를 위해 들이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구리 시장 관계자들은 이같은 구리의 새로운 효용이 시장 창출과 수요 증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구리는 유로존 재정적자 위기와 최대 시장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둔화 등으로 수요가 줄어 점차 선물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1일 구리 10월물 가격은 파운드당 3.219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월 파운드당 4.60달러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한국에서도 LS니꼬동제련과 풍산 등이 서울 아산병원과 협약을 맺고 구리 제품을 지원해 중환자실 등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글로벌 구리 시장의 즉각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기는 섣부르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니콜라스 쇼던 바클레이즈캐피털 애널리스트는 “확실히 이는 향후 구리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 창출원이기는 하지만 당장 수요가 얼마나 늘어날지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유보적인 의견을 냈다.
김영식 기자 gr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