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지연진 기자] 지난 6ㆍ2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을 비롯한 수도권 단체장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야권 후보 간 여론조사는 최소 15%에서 20%까지 격차를 보이며 여당의 승리가 예상됐었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 인천시장에는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고, 서울시장은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와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 격차가 0.4%포인트에 불과했다. 이렇다보니 정치권에서조차 여론조사 무용론이 나왔다.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어떨까.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여론조사 분석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 창이다. "못 믿겠다"는 불신이 팽배하다. 조사 시점은 동일한데도 결과는 정 반대다. 이는 조사 방식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무엇일까.

지난해 정치관련 여론조사에 RDD(임의 번호 걸기 : Random Digit Dialing) 방식이 처음 등장했다. 말 그대로 컴퓨터가 전화번호를 임으로 생성해 거는 방식이다. 현재 여론조사 기관이 보유한 전화번호부는 KT 자료를 근거로 한다. 이 자료도 2008년 이후 새로 만들지 않았다. 문제는 KT 전화번호부의 등재율이 50%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070' 등의 번호로 시작되는 인터넷 전화나 휴대전화는 번호자료 자체가 없다. 기존의 여론조사가 선거결과와 동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동안 해오던 일반적인 여론조사는 TK 전화번호부를 기초로 면접조사 또는 자동응답(ARS) 방식이다. 12개 여론조사 기관들의 모임인 '한국정치조사협회' 상임이사인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21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면접조사나 ARS 방식에 따른 결과는 큰 차이가 없다"며 "RDD나 휴대전화 조사를 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RDD 방식이 등장한 것이다. KT 전화번호부에 없는 번호를 생성해 기존의 데이터에서 누락된 가구를 찾아 여론조사에 반영해 여론조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도입됐다.


RDD방식으로 조사를 했더라도 휴대폰 번호를 추출했느냐에 따라 조사 결과가 다를 수 있다. MBC, KBS, SBS 방송 3사가 공동으로 지난 16~17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박원순 무소속 후보가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보다 2.3%포인트 앞섰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아일보가 코리아리서치센터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나 후보가 박 후보보다 1.3% 포인트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는 휴대전화가 포함된 RDD방식인 반면, 후자는 유선전화만 DRR 방식으로 조사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를 보면 휴대전화를 포함하게 될 경우 야권에 다소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휴대전화를 포함한 RDD 방식도 완벽하지 않다고 말한다. 근본적으로 휴대전화 조사를 가능하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휴대전화를 여론조사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문제로 공론화되지 못했다.


실제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매체별, 조사기관별로 결과가 들쭉날쭉인 것은 물론, 어떤 방식을 사용했는지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우선 선거법상 공표할 수 있는 여론조사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은 19일이다. 그 이전에 했으면 20일 이후에도 공표는 할 수 있다.


중앙일보가 18일 한 여론조사에선 나 후보가 45.9%로 박 후보(42.3%)를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의 같은 날 RDD(유선전화 임의번호걸기) 방식을 이용한 조사에서도 나 후보는 42.2%의 지지율로 박 후보 39.3% 보다 지지율이 높았다.


그러나 YTN이 17일부터 19일까지 한 여론조사에선 박 후보가 44.3%로 나 후보(39.3%)를 앞섰고, 헤럴드경제 여론조사에서도 박 후보는 44.3%로 나 후보(42.3%)를 오차범위내에서 앞섰다.


지지율은 선거 초반만 해도 박 후보가 나 후보를 크게 앞섰다. 지난 달 20일 실시된 연합뉴스의 여론조사 결과 박 후보는 42.6%로 나 후보(35.2%)를 크게 앞섰다. 같은 달 25일 KBS의 조사에서도 박 후보는 50.8%로 42.9%의 나 후보 보다 높게 나왔다.

AD

하지만 선거운동이 본격 시작되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긴 했지만 나 후보는 박 후보를 앞질렀다. 나 후보는 지난 11일 서울신문 조사에서 47.6%로 박 후보(44.5%)를 오차범위에서 추월했고, 경향신문의 12~13일 조사에선 나 후보(45.5%)와 박 후보(44.2%)의 지지율이 혼전 양상을 보였다.


※용어설명 RDD(Random Digit Dialing)=지역번호와 국번을 제외한 마지막 4자리를 컴퓨터로 생성해 전화를 거는 여론조사 방식. 0000부터 9999까지 임의로 번화번호 뒷자리를 생성한 뒤 무작위로 전화를 걸기 때문에 KT전화번호부에 등재돼 있지 않은 번호까지 조사가 가능하다. RDD는 이미 미국과 일본 등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으나 한국은 지난 4.27 재보선때부터 본격적으로 활용했다.


김달중 기자 dal@
지연진 기자 gy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