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이냐, 물가안정이냐" 중국은 고민중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4개월 연속 6%를 웃돌면서 ‘물가와의 전쟁’을 치르는 중국 정부의 고민도 깊어졌다. 유로존 재정적자 위기 등으로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의 성장에도 빨간불이 켜졌지만 쉽사리 경기부양에 나서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4일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6.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식품가격이 지난달과 비슷한 13.4% 오르면서 물가상승세를 주도했다. 돼지고기 가격은 44%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CPI 상승률은 6월 6.4%로 오른 이후 7월 6.5%, 8월 6.2%를 기록하는 등 4개월 연속 6%을 웃돌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만 당국의 긴축정책이 서서히 효과를 드러내면서 7월을 기점으로 조금씩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다.
일단 중국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부동산시장을 계속 죄는 등 긴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9월 들어 중국의 전국 주택 가격은 1년만에 처음으로 떨어졌다. 중국 전역 100개 도시의 주택 평균 가격이 8월 8880위안에서 8877위안으로 소폭 내리며 지난해 9월 이후 1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것이다.
물가상승의 가장 큰 원인인 부동산시장 과열 억제를 위해 중국 정부는 시중은행 지급준비율·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과 함께 대도시에서 1주택 이상 보유 제한·부동산세 도입 등 일련의 규제를 도입했다. 또 수요·공급 불균형 해결을 위해 서민용 사회보장주택을 1000만호 건설하고, 2015년까지 총 3600만가구에 제공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그 결과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주택 가격 하락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신규 주택의 경우 9월 가격이 전년 동기대비 6.15% 올라 8월 상승폭 6.9% 보다 낮아졌다. 거래량이 급속히 줄어들면서 재고난에 부딪힌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택가격을 내리고 있다.
또 정부가 그 동안 국제유가 상승을 반영해 계속 올렸던 유류가격을 10월 들어 1년만에 처음으로 인하한 것도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식품 가격을 제외한 9월 CPI 상승률은 2.9%로 전달 3%에서 낮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CPI 구성 항목 가운데 식품류가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을 정도로 가장 크다고 지적하면서 식품류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상 주택·유류가격 인하에 따른 인플레이션 완화 효과는 당장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당장 긴축정책 기조를 접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장률도 완만한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오는 18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2분기 9.5% 증가보다 다소 감소한 9.3%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긴축정책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 내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12일 은행권의 대출요건 완화, 법인세율 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은 “많은 중소기업들이 과중한 세금 부담과 함께 자금조달도 여의치 않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에 나설 수 있도록 중소규모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낮게 유지하는 한편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고 법인세율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ANZ은행의 류리강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인플레이션에 대해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면서 “다만 중소 은행들을 대상으로 지급준비율을 낮춰주는 ‘부분적’ 완화는 해볼 만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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