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는 오르고, 일자리는 없어 카드만이 기댈언덕
◆신용카드 소액결제 급증하는 미국 사회=이 업체에 따르면 6월의 신용카드 거래 액수는 10.7% 증가했으며, 거래 건수는 6.8% 증가했다. 실비오 타바레스 부사장은 “소비자들, 특히 저소득 소비자들은 연료와 음식을 구입하는데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 이는 임금 인상이 음식과 가솔린 가격의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때문으로, 현금흐름(cash-flow)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업급여 동나 카드 돌려막기만이 유일한 수단=물가는 오르는데 일자리는 줄어들고 임금은 제자리인 상황에서 남은 것은 카드 뿐이다. 글루스킨세프 앤 어소시에트의 수석 경제학자인 데이빗 로젠버그는 소비자들이 크레딧 카드를 생필품을 사는 것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지적한다. 99주짜리 실업보험 급여까지도 바닥난 소비자들이 마지막 수단으로 카드로 먹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카드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중인 셈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미국의 실업률은 한때 10%를 넘었다가 지금은 9.2%를 기록하고 있으며, 빈곤층으로서 정부의 생계보조를 받는 ‘Food Stamp' 인구는 4450만 명에 이른다. 이나마도 올해 말로 실업급여 기간이 끝나는 실직자수가 무려 370만명이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한 월마트 매니저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문자 그대로 “돈줄이 말라”가고 있다. 지난 7월의 고통지수(misery index)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 담보대출금 생활자금으로 전용도=그나마 생계에 보탬이 되는 것은 주택 관련 은행 대출금(모기지)을 연체하여 생활비로 전용하는 것이다. 미국의 법 규정상으로는 3개월 이상 연체하면 은행이 주택 차압에 들어가지만, 차압 물량이 넘쳐 마이애미 일부 지역에서는 현재 속도로 진행된다면 실제 퇴거가 이루어지기까지는 7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게다가 주택 모기지를 파생상품으로 쪼개서 거래하는 와중에 은행들이 대출관련 서류를 엉망으로 정리하는 바람에 소유권 주장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어부지리로 공짜로 얹혀사는 가구도 속출한다.
미국 네티즌 사이에 미국 정부의 은행 구제금융 지원직후에는 이른바 ‘max out'(크레딧 카드 한도까지 최대한 소비하는 것)하고 정부에 손벌리자는 농담이 줄을 이었다. 얼마전의 우스개의 대세는 금융위기 이후에도 GDP 통계에서 미국인들의 개인소비액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은 모기지 대신 아이폰을 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가가 급격히 오르는 요즘에는 다음과 같은 댓글이 그 뒤에 따라 붙는다. “아이폰 뜯어먹고 살 수는 없다”
이공순 기자 cpe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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