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뽀로로를 디즈니사에 매각하는 것은) 박지성 선수가 국적을 바꾸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나야 돈은 많이 벌수 있지만, 3일 지나서 돌 맞아 죽을 것 같았다.(웃음)"


지난 13일 인천의 한 특강에서 뽀로로 제작사 '오콘'의 김일호 대표이사가 털어 놓은 미국 디즈니사 뽀로로 판권 인수 제안을 거절한 이유다. 김 대표는 최근 한국을 방문한 앤디 버드 월트디즈니 인터내셔널사 회장을 만나 "뽀로로가 1조원대의 시장 가치가 있다"는 칭찬과 함께 판권을 매각하라는 제안을 받았지만 단호히 거절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디즈니사 측이 뒤늦게 "그런 사실이 없다"며 공식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망신살'을 우려한 제스처 정도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특강에서 "뽀로로가 한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성장한 만큼 단순히 기업의 사유 재산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국민 애니메이션'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시했다.


선진국들은 애니메이션 산업이 공해 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인데다 선진국형 비즈니스인 만큼 70년 이상의 역사를 통해 자신들의 영역을 지키려 하고 있다. 그만큼 뽀로로 등 한국의 창작 애니메이션 산업도 단순 판권 매각 등으로 돈을 벌기 보다는 멀리 내다보며 자신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뜻이다.

그러면서 "13년 전에 아무것도 모르고 처음 해외 영화제 마켓에 나갔다가 글로벌 기업인 디즈니 부스를 갔다가 문전박대 당했는데, 13년이 흘러 4주 전 디즈니 회장이 와서 판권을 팔라고 했다"며 감개 무량해 하기도 했다.


중국 진출 계획도 밝혔다. 김대표는 "(뽀로로) 테마파크를 국산화해서 중국에 나갈 생각 중"이라며 "전국 15곳에 실내형 테마파크를 만들었는데 1년에 1700만명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ㆍ테마파크 사업 등에서 보이는 한국 정부ㆍ지자체의 '사대주의'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20년간 국내 지자체들이 유니버셜사, 디즈니사 등을 유치 못해 안달이 났지만, 수백만 달러씩 로열티만 빼앗기고 뒤통수 맞은 경우가 많다"며 "절대적 사대주의 가지고 있다. 왜 외국 것을 들여다 우리 아이들을 키워야하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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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콘텐츠가 하나 나오면 계속 나올 수 있다. 한국의 가능성 높다. 차세대 먹을거리 산업은 콘텐츠"라며 "예산 지원을 요청하면 증거를 보이라고 하지만, 이제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 능력도 확인됐다. 한류가 그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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