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열대 기후대인 케냐에 사는 14살 소년 '테디'의 발엔 스케이트가 신겨져 있었다. 케냐에서 신던 인라인 스케이트가 아닌, 날이 선 스피드 스케이트였다. 기후 때문에 동계스포츠를 접하기 어려운 나라의 청소년들을 초청해 동계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드림프로그램'에 올해 2월 참여한 이 소년의 눈엔 호기심과 즐거움이 가득했다. 소년은 '드림프로그램'으로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라는 새로운 꿈도 꾸게 됐다. 앞으로 이 소년과 같이 '드림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세계 곳곳의 청소년들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드림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인원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다.
평창은 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200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드림프로그램'을 제안했다. 눈이 내리지 않아 동계스포츠 발전이 더딘 지역에 동계스포츠를 알리고 나아가 동계스포츠 종목 발전 등을 이뤄내겠다는 취지에서다. 이런 명분이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 등 동계 올림픽의 고향인 유럽을 제치고 평창이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 데 크게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가 올해 1월 IOC에 제출한 비드파일(후보도시파일)에 따르면, 8년 째 이어져 온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은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 등을 포함한 57개국 935명이다. 평창은 내년부터 '2단계 드림프로그램'을 시작해 참여 대상을 장애 청소년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또 '드림프로그램'을 동계스포츠 선수와 코치를 양성하는 동계스포츠 아카데미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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