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떨어져야 살아남는다
신 에너지의 역설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하나대투증권은 최근 태양광 산업 전체 공급과잉이 시작됐다며 하반기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증권보고서를 냈다. 폴리실리콘도 공급과잉으로 인해 가격이 하락, 세계 3위인 OCI도 "상대적 선방"에 그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NH투자증권도 지난달 증권보고서를 통해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으로 본격적인 태양광 성장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양광 시장의 2차 성장기를 앞당겨 OCI는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잉공급으로 판매가격이 떨어지면 매출은 줄어든다. 상대적으로 그만큼 판매량은 많아진다. 가격의 등락에 따라 공급과 수요가 달라지는 모순이 태양광, 2차전지 등 새로운 에너지 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같은 현상을 두고 경고와 기대가 엇갈리는 이유다.
태양광 업계에는 태양전지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의 가격 인하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현상이다. 베커, 헴록 등 글로벌 업체들을 비롯해 OCI, LG화학, 한화 등 설비투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중국도 최근 폴리실리콘 생산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은 태양광 보조금을 축소하며 수요가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도 겹쳤다.
반대로 폴리실리콘 가격 인하로 태양광 발전 속도를 앞당겨 결과적으로 폴리실리콘 전망이 밝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태양광 발전 단가가 키로와트(Kwh)당 8~10센트까지 낮아졌다고 전망하고 있다. 화력발전은 6~8센트, 원자력은 2~6센트대에 달한다. 내년이나 늦어도 내후년이면 태양광 발전 단가가 기존 발전 단가와 같아지는 그리드패리티에 도달한다는 것.
전기차의 등장으로 성장을 주목받고 있는 2차전지도 중대형의 경우 수천만원대가 넘는 가격이 낮아져야 대중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와 유사하다. 실제로 쉐보레 볼트의 경우 정부보조금을 제외하고 4500만원대(4만1000달러)에 판매되고 있어 일반인이 구입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특히 보쉬 닛산 등 해외업체를 비롯해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화학, GS칼텍스 등이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들어 향후 수년간 각축을 벌일 것이라는 점과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폴리실리콘 업계와 판박이다.
업계 관계자는 "새롭게 진출하고 있는 2차전지 사업은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지 확실하게 짐작할 수 없어 지속적인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며 "남들보다 먼저 확실한 투자를 통해 선두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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