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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 뻔해도 참을 수 있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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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 1회 수-목 tvN 오후 9시
남자와 여자는 우연히 만나고, 서로를 오해한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처럼 둘은 함께 지내는 상황에 놓인다. <매니>의 첫 회는 보통의 로맨틱 코미디와 유사한 방식으로 출발했다. 여기에 예민하면서 까칠한 남자의 태도와 따뜻하지만 허술한 여자의 성격까지 더하면 이 드라마는 “매니로 들어와 허니로 될지”모른다는 구현정(김숙)의 예상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만 같다. 그래서 다시 뉴욕으로 돌아가려는 이한(서지석)이 서도영(최정윤)의 아들을 떠올리며 의외의 결정을 내리는 마지막 장면은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물을 몰아넣거나, 인물의 심리를 절묘하게 보여주는 대신 정해진 드라마의 방향을 위한 선택으로 소비될 뿐이었다. 충분히 이유를 설득하지 못한 채 서도영의 집으로 이한이 들어가는 순간, 드라마는 당기기만 할 뿐 적당히 밀어내는데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밀고 당기기에 능숙하지 않은 드라마가 반드시 실패한 드라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 드라마 초반, <매니>는 제목이자 이한의 직업인 ‘매니’에 대해 여러 번에 걸쳐 설명한다. 그리고 드라마는 이것이 가상의 설정이 아닌 현실적인 개념으로 이해되도록 시청자를 유도한다. “여자 내니는 더렵혀진 아이를 깨끗하게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지만, 남자 매니는 아이와 함께 옷이 더러워지도록 놀아준다”는 드라마 속의 설명은 비록 참의 명제는 아닐지라도, 이한의 직업관에 대한 묘사로는 기능한다. 적어도 드라마는 매니를 동거를 위한 설정으로 사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직업으로서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그래서 <매니>에게 기대를 갖는다면, 그것은 참신한 로맨스물이라기 보다는 팽팽한 프로패셔널들의 이야기로서의 가능성 때문이다. 엄마의 영역을 장악하게 될 이한의 프로의식과 서도영의 대립,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의 직업에서 프로패셔널리즘을 되찾게 될 서도영의 성장을 그린다면 로맨스가 조금 뻔해도 참을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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