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협력사와 '어깨동무' 넘어서 '포옹경영'돌입
삼성 상생담당임원 인사고과에 동반성장실적 포함 및 특허권 5천여 협력사에 개방
[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삼성그룹이 협력사와의 어깨동무 경영을 넘어서 '포옹경영'에 돌입했다.
삼성이 종전에 실시해오던 상생협력방안을 폭넓게 확대한 것은 물론이고 구매담당 임원들의 인사평가에 동반성장실적을 반영키로 하고 협력사에 관련 특허권까지 무료 사용토록 큰 결단을 내린 것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지난 30년간 상생을 말해왔지만 여전히 부족한 면이 많다"는 지적을 꾸준히 해 왔다.
13일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 삼성 주요 9개 계열사가 13일 1,2차 협력사 총 5208곳과 체결한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은 '지속가능한 동반성장 시스템' 구축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삼성과 1차 협력사간, 1, 2차 협력사간 연쇄 체결로 삼성의 동반성장 의지가 가슴뿐 아니라 발끝까지 실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삼성은 계열사별로 동반성장 전담부서를 지정해 운영하고 관련 임원은 인사고과에 동반성장 실적을 반영한다. 구매담당임원 등 협력사 접점부서 임원 모두가 대상이다.
삼성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적극적인 단가조정을 실시하는 데 이 또한 업무능력 평가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협력사 재무건전화를 위해 1860억원의 연구개발비(R&D)지원을 포함해 총 6100억원을 올해 안에 협력사에 지원한다. 여기에는 작년 10월 삼성전자가 지원키로 한 2100억원과 함께 직접지원과 함께 동반성장펀드 조성금액 등이 포함된 것이다. 협력사에 지급하던 월 2회 현금성대금지급 횟수도 3회로 늘리는 등 협력사에 대한 결제조건도 대폭 개선했다.
협력사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핵심부품 공동 연구개발 및 삼성소유 기술 특허 협력사 무료 사용 허용, 협력사 개발 기술에 대한 특허출원 지원 및 기술자료 임치제 활용을 통한 협력사 기술 보호장치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다만, 이사가 이사회 3분의 2 이상 승인 없이 회사의 사업기회를 타인에게 넘길 수 없도록 한 조항이 개정상법에 포함됐기 때문에 향후 협력사들이 삼성의 특허권을 무료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의결이 동반돼야 할 전망이다.
협력사 경영지원을 위해서는 '상생컨설턴트'를 운영, 협력사 경영환경 개선을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가고 협력사가 희망할 경우 원자재 구매 대행 및 직접 공급 등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이 외에 삼성이 이번 동반성장 방안을 마련하면서 심혈을 기울인 부문은 1,2차 협력사간 협약 내용이다. 그동안 삼성이 1차 협력사 지원에 주력해 왔다면 이번 협약에서는 2차 협력사들이 삼성의 상생정책의 직ㆍ간접 수혜 체감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차 협력사와 2차 협력사 사이에는 앞으로 표준하도급 계약서 사용은 물론이고 60일 이상 어음 결제를 없애기로 했다. 또 1차 협력사가 삼성으로부터 납품단가 조정이나 결제기일 개선 등의 지원을 받게 되면 그 취지에 따라 2차 협력사에게도 대등한 수준의 지원을 하도록 체결했다. 납품단가 조정정보도 내부 협력 채널을 통해 2차 협력사에 공개함으로써 투명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삼성 관계자는 "2차협력사와의 협약체결 준수 의무를 잘 실행하는 1차협력사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며 "1차 협력사 성과 평가시에 협약 준수여부 항목 비중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