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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묘한 反시장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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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은 공정 속으론 성의표시...신자유주의→공정사회 과정서 부작용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첨단업종에 한해 대기업의 수도권내 공장 신증설을 유도하는 내용을 담은 지식경제부의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산집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당초 11일 경 관보 게재를 통해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정치권의 반발에 막혀 유보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정부가 수도권 과밀화를 부추기고 지방경제를 말살하는 정책을 편다고 반발했고 정부도 의견을 더 수렴하자면 유보한 것이다.

#최근 서울 상계동의 한 주택가 골목에 대형유통업체 홈플러스의 SSM(기업형슈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개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가 골목상권, 전통시장을 보호하겠다고 만든 상생법의 규제로 정상적인 입점이 어려워지자 점포 지분의 51%를 점주에게 내주고, 일반 개인사업 점포로 문을 연 것이다. 주변상인들은 변칙개점이라고 비난하고 회사측은 정상적인 절차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신자유주의에서 출발한 정책기조가 집권 후반기 공정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일련의 정책들이 정치권의 당리당략과 시장경제를 무시한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으로 길을 잃으며 각종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산집법은 이미 지난해 3월 국회에서 통과시켜 놓았음에도 최근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반발한 비(非)수도권 의원들이 주도해 법 시행을 가로 막고 있다. 정부는 향후 5750여개 공장의 수도권 증설 허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현대모비스 화성 공장 증설(500억원 투자), KCC 안성공장 신설(2조원 투자) 등 기업들도 구체적 투자 계획을 수립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당장의 공장건립에 차질은 없으나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투자에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SSM의 변칙입점도 이미 지난해 법 통과된 이후에 예견됐던 일이라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사실상 더이상 출점을 할 만한 입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성장 정체와 매출 감소가 뻔히 예상되는 기업들로서는 그 정도 아이디어는 충분히 나올수 있었던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해말 유통가를 달군 5000원짜리 통큰치킨이 한달도 안돼 판매중단된 이후 최근 대형마트에서는 착한치킨, 위대한치킨, 통큰피자, 더큰피자 등 판매 경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SK에너지를 필두로 한 정유업계의 잇단 기름값 인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국민들로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해당기업과 투자자입장에서는 손실이 뻔하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은 "이번 가격 인하로 부담해야할 기회비용이 SK이노베이션(SK에너지 모회사)은 2450억원, GS칼텍스는 1950억원, S-Oil은 84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4일 10%이상 급락했고 시가총액이 2조원 가량 증발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고 이 대통령은 지난 2월1일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유류세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했었다. 재정부와 지경부 관계자는 "오는 6일 발표되는 석유태스크포스(TF) 에 유류세 인하는 담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소비자시민의 모임 관계자는 "국제유가 인상에 따른 세수 증대를 더 이상 고집하지 말고 관세 및 부가가치세 면제, 탄력세율 인하 등 즉각적으로 세금 부담을 인하해 물가를 안정시키고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의 초과이익공유제를 두고 정부간에 설전이 벌어질 정도로 논란이 된 사안이면서도 민간기업에 가격을 낮추라는 조치는 오히려 환영받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정부가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에 칼을 들이대는데 동반성장, 가격인하에 이번에는 '자진납세', '자진분할'까지 요구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윤상호 미국 채프먼대 조교수는 한국경제연구원 기고에서 "시장의 결과물이 자신이 원하는 게 아니거나 그 기능에 문제점이 표출된다고 보이지 않는 손을 무시하고 정부의 보이는 손만 쳐다보며 치켜드는 것은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면서 "모든 문제의 핵심을 사회적 강자와 약자 같은 계층 간의 갈등에서 찾고 시장경제를 약육강식의 장으로 치부하는 시각은 더더욱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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