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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30년이상 156기...원전수명연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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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수명 40년이 지난 일본 후쿠시마원자력발전소가 사실상 6호기 모든 원자로에서 폭발위험성에 노출되면서 국내는 물론 각국에서 원전수명연장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전 세계의 원전 평균 수명은 30년, 40년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 30년 이상 원전은 156기에 이른다. 각국은 원전의 높은 경제적 효율성 때문에 핵심부품 교체와 출력증가 등을 거쳐 수명을 10년에서 20년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원전의 위험성 논란이 확대되면서 자국내 여론과 환경단체들이 원전정책의 재검토를 요구하면서 수명연장에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서도 이미 지역주민과의 합의를 거쳐 수명연장을 한 고리 1호기는 물론 연장작업을 앞둔 월성 원전에 대해 가동중단과 연장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다.
◆노후화된 후쿠시마 수명연장이 폭발원인?=수명연장 논란의 진원지는 후쿠시마현이다. 이 지역 원전은 2곳에서 10기가 가동중이다. 폭발이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전의 6개 원자로는 모두 미국 원전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이 설계한 기종이다. 이중 5개는 GE의 초기모델(1번) 설계대로 1971~1979년에 건설됐다.

영국 가디언은 1972년 미국 원자력위원회(AEC)가 GE 초기모델 원자로가 기존 대형 격납 돔 구조에 비해 폭발에 취약하며 노심용융(용해)이 발생할 경우 방사능 누출 위험도 더 크다고 경고했었다고 보고했다. 이어 원전 반대 비정부기구인 핵정보자료서비스(NIRS)는 GE 초기모델의 건설 중단을 권고하는 AEC의 서한을 공개했다. 환경단체들은 후쿠시마 1호기의 경우 1971년 3월 가동돼 설계수명 40년을 넘겼으나 10년 수명연장이 허가돼 큰 사고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전 수명연장을 추진해왔던 나라들도 고민에 빠졌다.약 150기의 원전이 가동 중인 유럽연합위원회는 유럽 차원의 핵안전 방안을 논의해 가동중인 원전에 대한 피로도테스트(스트레스테스트)를 진행키로 했다. 독일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원전 수명연장 결정을 다시 보류하기로 발표했다. 스위스 정부는 신규 원전 계획을 잠정 중단했고 오스트리아도 유럽대륙 전역의 원전에 대한 안전검사를 실시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필리핀은 바탄 원전에 대한 재가동 논의를 중단하고 재생가능에너지로 눈을 돌리겠다고 했다.
◆고리 월성 등 국내도 불똥=원전반대를 외쳐왔던 국내 환경단체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면적인 원전중지와 수명연장 반대운동에 들어갔다.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에너지정의행동 등 환경단체들은 "2007년, 30년 동안 가동된 고리1호기는 대다수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운영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최근에는 2012년 폐쇄 예정인 월성1호기에서도 2009년부터 압력관 교체 공사가 진행돼 사실상 '수명연장을 위한 사전 단계'를 밟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내진설계 등 한국보다 더 높은 안전기준을 적용한 일본의 원전 기술조차 예측할 수 없었던 재앙으로 참사를 맞았다"면서 "핵 대신 더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환경.시민,종교,교육단체 등으로 구성된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범시민사회단체'는 이날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이런 주장을 공개적으로 요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설계수명이 만료된 발전소의 계속운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안전성평가를 실시하도록 2005년 9월 법제화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1호기에 대한 계속운전을 2006년 6월 신청했고 정부가 이듬해 허가를 내주고 2008년 주민과의 합의를 거쳐 2008년 1월부터 재가동을 시작했다. 2012년에 수명이 끝나는 월성원전 1호에 대해 한수원은 10년 연장운전을 위해 안전성평가보고서를 2009년 12월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했으며 정부는 올해말 수명연장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국내 30년,40년 평균.. APR1400은 60년이 기본=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우리나라 고리 등 원자력발전소는 일본보다 건설시기가 20년 이상 차이가 나 100배 이상 안전하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안전성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원전은 우라늄과 같은 핵분열물질을 사용함으로써 원자로와 일부 계통 및 구조물이 방사능에 오염되기 때문에, 수명이 다할 경우 일반인과 주변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안전하게 처리해야 한다.

정부는 그러나 설계수명 기한이 종료된 원전이라 하더라도 설비의 안전성과 건전성을 종합 평가하여 안전성이 전제될 경우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계속적인 운전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면, 노후 기기를 교체하고 발전소의 성능을 개선해 일정기간 계속 운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3.4호기는 설비용량 1400MW급 APR1400 원자력발전소로써 2013년 9월과 2014년 9월 각각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다. 특히 신고리 3.4호기는 한국표준형원전을 토대로 해외 신형원전의 신개념 기술을 참조해 설계됐고 설계수명을 60년으로 늘려 경제성도 크게 향상시켰다.

수명연장을 통한 계속운전은 설계수명에 도달한 원전에 대해 원자력법에서 규정한 기술기준에 따라 안전성을 평가하여 만족한 경우 설계수명 기간 만료일 이후에도 운전을 계속하는 것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계속운전의 안전성은 여러 나라에서 이미 입증된 기술이다. 미국, 영국, 일본 등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설계수명 혹은 운영허가 기간 만료일이 도래한 원전에 대해 경년열화평가 등 안전성을 심도 있게 평가하여 안전한 경우에는 설계수명 기간 만료일 이후 계속운전을 승인해 운전하고 있다.

국내 가동 중인 21기의 원전 중에서 고리 1호기와 월성 1~4호기의 설계수명은 30년, 기타 원전은 40년이 된다. 설계수명 산정 기산일이 서로 다른 이유는 고리 1.2호기와 월성 1호기까지는 건설허가와 운영허가를 동시에 발급하였으나 후속기는 분리해 허가해서다.

◆각국도 수명연장 법제화=2009년 기준 상업용 원자력발전소는 전 세계적으로 31개국에서 441기가 가동되고 있으며 30년 이상 운전중인 원자력발전소는 152기이고, 40년이상 운전중인 것도 4기가 있다. 미국은 운영허가갱신 규정에 따라 운영허가 종료일 기준으로 20년 전부터 5년 전까지 계속운전을 신청해 허가가 나면 20년동안 운전이 가능하다. 2009년 12월 현재 104기 원전 중 인허가갱신 승인을 받은 원자력발전소는59기이며, 심사중인 원자력발전소는 18기이다.

일본은 주기적안전성평가(PSR, Periodic Safety Review) 제도를 활용하고 있으며 규제상의 운영허가기간은 없다.일본은 1990년대 초반부터 정부와 전력회사가 공동으로 장기 가동원전에 대한 검토를 착수해 1996년 4월에 정부(통상산업성)에서 총 60년 계속운전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장기가동원전 기본정책(발전소 수명관리 기본원칙)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2009년 12월 현재 총 18기의 원전이 30년 이상 계속운전 중이다.

영국은 운영허가기간의 제한이 없으며 10년마다 수행되는 주기적안전성평가(PSR) 결과를 활용하여 계속운전 허용여부를 결정하며, 2009년 12월 현재 19기 원전 중 8기의 원전이 계속운전 중이다. 캐나다는 피커링 1∼4호기 등4기가 계속운전 중이며 러시아는 총 31기 원전중 스몰렌스크 1호기 등 13기의 원전이 계속운전 중이다. 벨기에는 원전 7기의 계속운전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원전에 따라 10년에서 20년간의 계속운전을 권고했다. 스웨덴은 오스카샴 3호기의 출력증강사업을 통해 수명을 60년으로 늘렸고 핀란드도 일부 원전을 1978~1980년에 60년으로 연장했다. 헝가리는 2005년 팍스 1~4호기의 원전수명을 30년에서 50년으로 연장하도록 승인하였으며 현재 운영허가 갱신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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