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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불꽃>, 오늘의 뜨거운 문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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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불꽃> 41-42회 MBC 토-일 밤 9시 50분
이토록 제목에 충실한 드라마가 또 있을까. 어느덧 종반부에 접어든 <욕망의 불꽃>은 최후의 가면마저 벗어던진 인물들이 저마다 “욕망의 노예”로서 완전 연소를 향해 뜨겁게 치닫는 모습을 섬뜩하게 그려내고 있다. 영대(김병기)는 회장직에 오르자마자 아버지의 명패를 밀어내며 그동안 억압된 열등감을 득의양양하게 발산하고, 애리(성현아)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는 영준(조성하) 대신 회장직 도전을 선언하며, 사생아의 설움과 굴욕을 숨기고 가족의 주변부만 맴돌던 영식(김승현)까지 날카로운 포식자의 이빨을 드러내 보인다. 물론 저 욕망의 먹이 사슬구도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이 모든 드라마에 근본적인 발화점을 제공한 태진(이순재)과 그의 탐욕을 저지하고 자신의 욕망과 복수를 관철시키려는 나영(신은경)의 정면충돌이다. 41회 마지막 장면으로부터 42화 초반 5분간 이어지는 태진과 나영의 불꽃 대면은 그야말로 이 드라마의 중심 갈등을 최고조로 표출하는 결정적 시퀀스다. 극 초반 태진의 창업기를 통해 한국의 어두운 근현대사 속에서 부도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한 재벌 성장사의 이면을 비판했던 <욕망의 불꽃>은, 다시금 극의 지배자로 돌아온 태진에게서 이제는 그 부의 무한 생명 연장의 탐욕을 꼬집는다. 그 ‘전지전능한 지배자’ 태진에 대한 나영의 복수와 도전은 그 부의 추악한 원죄를 밝혀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막장의 극을 달리는 독한 설정으로 가득한 가족극의 틀 안에서 출생의 비밀과 같은 진부한 클리셰를 클라이맥스의 도구로 삼으면서도, 시종일관 그 드라마를 부와 계급이라는 한국 사회의 거대한 맥락과 욕망에 대한 주제의식과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욕망의 불꽃>은 작가의 뚝심이 지속시키는 오늘의 뜨거운 문제작임에 틀림없다. 요 근래 이처럼 결말이 기다려지는 드라마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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