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표지화부터 백석의 시까지…잡지로 읽는 '근대 조선'
국립중앙도서관 '조선의 힙스터 아카이브'展
'개벽' 창간호·백석 詩 수록 잡지 등 희귀자료 망라
근대잡지 80종으로 본 조선의 모던 감각
130년 전 잡지는 단순한 읽을거리가 아니었다. 새로운 시대를 상상하는 창이었고, 문학과 미술, 여성과 아동, 대중문화가 처음으로 한 지면에서 뒤섞인 근대의 플랫폼이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한국잡지협회와 함께 6월 21일까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특별전 'Modern Magazine 조선의 힙스터 아카이브'를 개최한다. 사진은 전시된 잡지 '별건곤'.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은 한국잡지협회와 함께 28일부터 6월 21일까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특별전 'Modern Magazine 조선의 힙스터 아카이브'를 연다. 우리나라 최초의 잡지 '대조선독립협회회보' 발행 130주년을 맞아 마련한 전시로, 근대잡지 80종을 한자리에 모았다.
전시는 잡지를 통해 조선의 근대가 어떤 얼굴로 등장했는지 보여준다. 1부 '잡지의 탄생, 민족의 탄생'에서는 '대조선독립협회회보'를 비롯해 유학생 잡지 '친목회회보', '학지광', 최남선의 신문관에서 발행한 '소년'과 '청춘', 종합잡지 '개벽' 등을 소개한다. 잡지가 계몽과 독립, 지식 유통의 매체로 출발했던 시기를 보여주는 구성이다.
2부 '모던과 낭만의 시대'는 문예지와 여성·아동 잡지에 초점을 맞춘다. '창조', '폐허', '백조' 등 문예 동인지와 함께 이태준·김용준이 참여한 '문장', 근대 여성의 해방을 꿈꾼 '신여성', 백석이 편집장을 맡은 '여성', 아동 잡지 '어린이' 등이 전시된다. 특히 김환기가 표지화와 삽화를 그린 초현실주의 문예지 '삼사문학',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발표된 '여성'은 이번 전시의 핵심 자료다.
국립중앙도서관은 한국잡지협회와 함께 6월 21일까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특별전 'Modern Magazine 조선의 힙스터 아카이브'를 개최한다. 사진은 잡지 '여성'의 표지 섹션. 국립중앙도서관
원본보기 아이콘3부 '대중잡지 전성시대'는 잡지가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과정을 보여준다. '별건곤', '삼천리', '신동아', '조광' 등은 근대 독자들이 무엇을 읽고, 어떤 취미와 감각을 공유했는지를 드러낸다. 최초의 미술잡지 '서화협회회보', 최초의 과학종합잡지 '과학조선', 최초의 광업전문잡지 '광업조선' 등 분야별 초기 잡지도 함께 공개된다.
전시는 희귀본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잡지 표지와 장정, 삽화, 필진의 면면을 따라가다 보면 근대 조선의 감각이 활자와 이미지 위에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읽힌다. 제목처럼 '힙스터'라는 표현은 가볍지만, 전시가 보여주는 것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한 권의 잡지 안에는 독립과 계몽, 문학과 취미, 여성과 대중문화가 동시에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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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 후에는 AI를 활용한 '나만의 잡지 표지 만들기', AR 기반 '근대잡지 퀴즈' 등 체험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다. 오래된 잡지를 지금의 관람 방식으로 다시 만나는 장치다. 전시는 과거의 잡지를 복고적 유물로만 보지 않고, 오늘의 콘텐츠 플랫폼을 비춰보는 거울로 확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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