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서울 지역 대형 미분양 아파트가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유례없는 전세대란으로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워지면서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대형 미분양 아파트만 유독 찾는 이가 없어 수개월 이상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대표 인기 지역인 강남권이나 은평뉴타운에서도 수개월 이상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는 등 그야말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돼버렸다.


25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SH공사가 지난해부터 부동산 중개업소를 동원해 은평뉴타운 지역의 할부판매를 하고 있지만 대형 평형의 미분양 아파트 판매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월22일 현재 은평 1~3지구내 미분양 물량은 총 721가구로, 이중 134㎡가 207가구, 167㎡가 456가구에 달한다.

전체 미분양 물량의 92%가 대형평형대에 집중돼 있는 셈이다. 대형 평형의 판매 실적이 저조하면서 SH공사가 미분양 아파트 판매 촉진을 위해 내놓은 '부동산 중개업소 수수료 제공 및 할부판매'란 조건도 무색해졌다. 그나마 84㎡와 101㎡의 미분양 물량이 최근 전세대란 등으로 소진되면서 미분양 마케팅의 체면을 세웠을 뿐이다. SH공사는 지난해 9월 선착순 분양을 시작으로 단행한 미분양 마케팅을 통해 현재까지 187가구를 팔았다.


반도건설이 전세분양이란 파격적인 조건으로 판매하고 있는 당산동 '반도 유보라팰리스'의 대형 평형도 찬밥 신세다. 유보라팰리스는 지하 2층, 지상 21층, 6개동 규모의 공급면적 108∼251m² 299채로 구성됐으며 현재 대형 평형 계약 해지분이 10여채 남아있는 상태다. 반도건설은 지난해부터 13억원짜리 아파트를 3억3000만원을 내고 입주하면 2년간 나머지 대출금 이자를 대납해주고 2년 후 입주자가 원하면 전매를 책임 알선해주는 조건으로 계약 해지분 물량을 판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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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산업개발이 서울 강동구 고덕동 고덕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고덕아이파크'의 일부 중대형 평형도 고전하긴 마찬가지다. 이 단지는 전용면적 기준 59~177㎡ 총 1142가구 규모로 지난 2009년 입주를 시작했다. 이 후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할인판매를 하고 있지만 판매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한때 수익성이 높아 '분양 효자'로 꼽혔던 서울 지역 대형 아파트가 이처럼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 후 상승폭이 컸던 중대형 주택의 거품이 먼저 빠지기 시작한 탓이다. 투자자가 중심이었던 부동산 시장이 최근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과 가족 형태의 변화도 원인이 되고 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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