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등록금이 없어 농사일을 거들다 공고 입학과 함께 꿈을 접어야 했다. 하지만 방황했던 자신을 믿어주던 담임선생님 덕분에 ‘최고의 기술자가 되겠다’는 꿈을 꾸며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30년 만에 그 꿈을 이뤘다. 연매출 50억원을 자랑하는 원자력기술 전문회사 ‘시스템디엔디(주)’의 김영범(48)대표(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공고 졸업 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 했고 거의 매달 시험을 보며 원자력발전기술사 등 26개의 자격증을 땄다.
“어릴 때부터 워낙 책을 좋아했고 뭘 하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은 늘 있었어요. 발전소에서 설계 일을 하다 보니 기술 외에 배울 것들이 많다는 걸 현장에서 체감했고 그래서 대학을 갔죠.”
이후 그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하고 수입에만 의존하던 ‘원자력용 제어밸브’의 국산화를 사업아이템으로 정하고 2003년 2월 직장생활 20년 만에 3700만원을 투자해 밸브 설계 및 제조회사를 창업했다. 그러나 사업은 녹록치 않았다. 자금 압박이 잦았고 직원들도 3개월을 버티지 못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고비 속에서도 눈과 귀를 열고 묵묵히 한길을 걸어온 덕일까, 발전소 성능진단평가 기술용역 및 안전등급기기 검증 평가 등 많은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고 이는 매출로 이어졌다. 2007년 대덕밸리에 사옥을 마련하고 직원도 50여명으로 늘렸다. 그 사이 특허도 22개씩이나 출원했다.
지난해 시스템디엔디(주)는 국내 최초로 ‘원자력용 제어밸브 구동기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고 한국수력원자력의 제어밸브(J232A) 공급업체 자격 취득을 시작으로 화력발전 5사에도 기자재공급자 및 정비적격업체 등록을 완료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헬리컬 트림’을 개발, 이를 장착한 밸브를 내놓아 정부로부터 신제품인증(NEP)을 받았다.
30년만에 꿈을 이룬 김 대표는 “앞으로 원자력 관련 사업 뿐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 녹색시장에 진출해 시장의 다변화를 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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