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이머징마켓의 뜨거운 랠리와 핫머니 움직임이 온도차를 보여 주목된다. 주식과 채권시장이 동반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지만 민간 자금 유입은 오히려 둔화된 것.


업계 펀드매니저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짙어지면서 기관 투자자가 현금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핫머니의 유입이 주춤한 사이 장기 자금이 이머징마켓에 터를 잡는 모습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 이머징 주식·채권 동반 랠리 = 최근 터키와 인도네시아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랐고, 코스피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고점을 기록하는 등 이머징 마켓 주식시장이 랠리를 보이고 있다. 채권 시장도 발행 물량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는 등 강세다.


MSCI이머징마켓지수는 금융위기 전 고점에서 약 24%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지만 선진국지수와의 격차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모건스탠리의 조나단 가너 이머징마켓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머징마켓은 선진국보다 위기로부터 빠르게 빠져나오고 있다"며 "서양 선진국을 다시 따라잡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2009년 78% 치솟았던 MSCI이머징마켓 지수가 올해에도 20%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머징마켓 채권 수익률을 반영하는 JP모건의 EMBI+지수와 미 국채간 스프래드는 금융위기 전 148bp로 가장 좁아졌다가 2008년 865bp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이는 올 4월 231bp로 다시 좁아졌다. 애쉬모어투자운용의 제롬 부스 리서치부문 대표는 “이머징마켓 채권 수익률이 더 낮아질 것”이라며 “스프래드가 18~24개월 안으로 100bp로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자금 유입은 부진 = 하지만 해외 투자자들은 이머징마켓 투자에 신중한 모습이며, 대규모 투자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국제금융연합회(IIF)는 올해 이머징마켓으로 7080억달러 규모의 핫머니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예상치 7220억달러보다 줄어든 것이다. 또한 지난해의 5310억달러를 상회하는 것이지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1조2770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서양 투자자들이 자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과 이머징마켓의 높은 성장률에 이머징마켓 투자에 나서고는 있으나 위험기피성향이 강해지면서 투자를 크게 늘리지 않고 현금을 보유하려고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HSBC의 닉 팀버레이크 펀드매니저는 “이머징마켓에 엄청난 투자 기회가 있지만 모든이들이 위험기피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며 “그들의 포트폴리오에 많은 현금을 두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머징마켓의 리스크도 적극적인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일례로 중국의 경우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경제를 주도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버블 붕괴 위험을 안고 있다. 또한 인도 등 이머징국가들은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고 있어 긴축에 나서면서 향후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 씨티그룹의 윌렘 뷰이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현 성장률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머징마켓의 랠리에 불을 당긴 것이 양적완화 자금이라는 사실도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선진국들은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양적완화에 나섰다. 덕분에 이머징마켓으로 유입된 자금도 늘어났다. 하지만 경제 회복세에 선진국들이 유동성을 다시 거둬들이기 시작하면서 이머징마켓 투자도 줄어들고 있다.


또한 9조달러 규모 이머징마켓 채권의 약 85%가 현지통화표시채권이라는 점도 투심을 위축시키고 있다. 통상 신중을 기하는 채권투자자들은 현지통화표시채권이 위험이 더 높은데다 유동성이 급감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꺼리기 때문이다.


◆ 핫머니 빠지고 장기자금 '세대교체'= 한 가지 긍정적인 사실은 장기 투자기관이 이머징마켓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과거 이머징마켓은 단기 차익을 노린 핫머니가 '치고 빠지는' 식의 트레이딩을 일삼는 시장이었으나 투자자들 사이에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MF글로벌의 마이클 로치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일부 투자자들은 이머징마켓 성장이 지속되는 한 이머징마켓 자산 매입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보수적 성향의 미국과 유럽 연기금들은 이머징마켓 투자를 꾸준히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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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한 이머징마켓 투자기간이 단기에서 장기로 전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머징마켓이 기회주의적인 트레이딩에서 장기 투자 대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수민 기자 hyun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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