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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기술을 찾아서-국방기술품질원 창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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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기술을 찾아서-국방기술품질원 창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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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2009년 11월 30일 육군 00사단 전투대대. 무게 25t의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는 K21보병전투장갑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K21은 무장병력12명을 태우고도 지상에서 시속 70km 이상, 수상에서 6km로 주행하는 보병 전투장갑차다. 이날 K21은 그동안 육군의 발 노릇을 하며 전장을 누볐던 K200장갑차에 비해 방호능력과 공격력을 비약적으로 높인 국산 명품 무기로 손색이 없다는 찬사를 받았다.

국산 무기 품질 극대화를 위해 구슬땀을 흘려온 국방기술품질원(이하 기품원)직원들은 늠름한 K21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뚝 뚝 흘렸다. 미국의 브래들리 전투장갑차에 손색이 없는 무기를 우리 손으로 만들어냈기 때문이었다.
K21은 그동안 시험평가를 무사히 통과해 양산에 들어갔고 일부는 배치돼 육군 전투력증강의 일등공신이 되고 있다. K21은 그러나 하루아침에 생산되는 것은 아니다. 철저한 품질검사를 거쳐서 육군 최강의 기갑부대에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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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1시30분 K21보병전투장갑차를 생산을 두산DST 창원공장을 찾아갔을 때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은 완성된 K21를 수중기동 검사를 하고 있었다. 기품원은 방산기업이 군의 요구성능(ROC)에 맞춰 무기를 생산하고 있는 지, 수백 수천대의 무기체계를 만드는데 이상은 없는지 세심하게 검사하는 일을 맡고 있는 곳이다. 기품원은 전국에 5개 기술센터를 갖고 있다. 이 중 하나인 창원센터(센터장 권순범)는 창원 지역내 57개 방산기업의 연 1조 8000억 원에 해당하는 방산물품 관리를 맡고 있다.

"연구개발이 끝난 무기체계를 그대로 양산하면 크고 작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수정하기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체계공학 이론인 생산준비검토(PRR·Production Readiness Review)활동이 필요한 것입니다"
생산라인을 둘러보던 기품원 창원센터 송경진 2팀장은 "명품무기가 나오기 위해서는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계약정보, 주요공정변경사항, 보완요구사항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한다"면서 "기품원은 이밖에 군용항공기 감항인증, 원가절감, 품질개선, 제품인증 제도 등 다양한 업무를 맡는다"고 강조했다.

기품원은 K21보병전투장갑차가 최종생산되기 전까지 전체 기술자료 1만 7623종 중 1만 945종을 보완했다. 전체 기술의 62%를 모두 바꾼 셈이다.

기품원의 품질관리로 성능이 대폭 개량된 것은 주무장인 40mm 기관포다. 파이프처럼 길게 뻗은 포구의 끝을 접시모양으로 벌렸다. 설계당시 기관포는 1발을 발사하면 나머지 탄은 목표물에 도달하지 못하고 중간에 떨어지곤 했다. 이에 따라 포구 끝을 변경함으로써 5연발 명중사격이 가능하게 됐다. 탄을 밀어내는 힘이 강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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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공장에서 나와 200m떨어진 기동성능시험장으로 이동했다. 말로만 듣던 K21보병전투장갑차가 양옆에 커다란 튜브를 펼치고 수상시험을 대기중이었다. 기자가 올라타자 장갑차는 '부~릉'하는 웅장한 소리를 내며 물속으로 들어갔다. 25t의 장갑차를 믿어도 될까? 조바심이 생겼다. 그러나 장갑차는 깊이 4m, 너비 8m, 길이 15m의 수중기동 시험장을 곧 한척의 배처럼 물살을 가르면서 가볍게 나아갔다.

25톤 무게의 K21보병전투장갑차가 양옆에 커다란 튜브를 펼치고 4m깊이 물에서 배처럼 전진했다.

25톤 무게의 K21보병전투장갑차가 양옆에 커다란 튜브를 펼치고 4m깊이 물에서 배처럼 전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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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품원 손기중 K21사업담당자는 "기품원이 품질보증한 것이니 안심하라"고 달래면서 "기품원은 이곳에 상주하며 방산기업이 주행, 최고속도, 평향, 제동 등 모든 시험평가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동평가가 이뤄졌다. 손씨는 1.5km가량의 트랙을 1분 10초면 돌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말 그럴까. 장갑차는 트랙에서 자리를 잡자마자 마치 비행기가 이륙하듯 나아갔고 기자의 몸은 뒤로 쑥 밀렸다. 순식간에 시속 72km까지 속도를 올린 장갑차는 눌러쓴 안전모까지 벗기려는 듯이 빨리 달렸다. 빠른 속도에 숨이 턱턱 막혔다. 코너에서는 시속 50km. 25t의 장갑차는 도로에 달라붙은 듯이 몸을 틀었다. 출발지점에 도착한 시간은 1분 5초. 저절로 기품원직원들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날렵함은 제자리 선회에서도 돋보였다. K21보병전투장갑차가 제자리에서 도는 시간은 7초. 시동만 걸려있다면 즉각 방향을 돌릴 수 있다는 말이다.

K21보병전투장갑차에 반한 사이 오후 3시가 넘어갔다. 뜨거운 아스팔트위에 아직 힘이 넘친다는 듯이 '으르릉'거리며 엔진을 멈추지 않았다. 저 자신감을 만들어내기 위해 기품원 직원들은 그렇게 남모를 눈물을 흘렸나보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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