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지난 1월 라스베가스 가전제품박람회(CES) 현장. 두 종류의 제품이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나는 아이폰(iPhone)과 아이패드(iPad)와 같은 터치스크린 태블릿PC. 다른 하나는 소위 ‘스마트북’으로 불린 넷북보다 더 작은 형태의 휴대용 컴퓨터. 그러나 이 두 기기의 현 주소는 하늘과 땅 차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세계 시장을 점령했지만 스마트북은 소리만 요란했던 것.
당시 세계적인 노트북 제조업체 레노버의 니니스 사무엘 소비자 영업이사는 “스마트북 시장은 최소한 넷북 시장만큼 성장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고 반도체 전문업체 프리스케일의 리차드 베이어 CEO는 “1분기 30기종 이상의 스마트폰이 출시될 것”이라고 장밋빛 미래를 예견했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는 올 초 각광을 받았던 스마트북의 6개월 후 성적표는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애플의 아이패드 성공 후 모든 관심이 태블릿 PC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스마트북은 스마트폰과 휴대용 컴퓨터의 절충 형태로서 저렴한 가격, 큰 배터리 용량, 변함없는 유비쿼터스 환경 제공 등 많은 강점을 지니고 있다. 스마트북은 영국 반도체업체 암(Arm)의 고효율의 칩과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같은 리룩스 운영체계(OS)를 사용한다. 특히 암은 스마트북을 통해 인텔이 지배하고 있던 기존의 PC 시장 판도를 바꾼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트레이드 쇼(Computex trade show)에 참석한 암의 튜터 브라운 회장은 “스마트북이 가까운 미래에 존재할지 의문”이라며 실패를 인정했다.
현재 남아있는 스마트북 모델로는 샤프(Sharp)가 유일하며 업체로는 미국의 컴퓨터업체 휴렛팩커드(HP)만이 ‘컴팩 에어라이프’라는 스마트북을 판매할 계획이다. 레노바는 지난달 스마트북 ‘스카이라이트’ 출시를 보류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북의 실패를 소프트웨어와 OS 부진에서 찾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스마트북에 적합한 더 싼 형태의 윈도를 개발하지 않았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역시 대안으로서 부족했다는 평가다. 하드웨어 전문업체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사용할 만한 OS가 전혀 없었다”면서 “최근 안드로이드폰의 성공에서 보듯 하드웨어 생산업체는 반드시 OS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노트북, 넷북, 스마트북 사이의 용어 정리가 되지 않아 소비자에게 가격 측면에서 충분히 어필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마켓 인텔리전스&컨설팅 인스티튜트의 크리스 웨이 선임 애널리스트는 “시기가 나빴다”면서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스마트북 업체들이 새로운 모델 출시를 꺼려했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올해 초부터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서 몇몇 업체들이 새로운 스마트북 출시를 계획했으나 애플의 아이패드 열풍으로 그것마저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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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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