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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보낸 설 선물이 현금뭉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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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명절 선물엔 시대상황과 정치철학 담겨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설을 맞아 6일부터 주요 인사들과 사회적 배려계층 6000명에게 선물을 보낸다. 이번에 보내는 선물은 떡국 떡과 멸치세트다. 소년소녀가장에게는 전자사전을, 불교계 인사에게는 떡국 떡과 표고버섯 세트를 선물한다.

떡국 떡은 충남 아산에서 생산된 쌀로 만들었다. "쌀 소비를 늘리자"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이 대통령의 철학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멸치세트는 경남 사천과 전북 군산에서 각각 생산한 것으로 구성해 지역화합의 의미를 담았다.
지난해 설에는 전남 장흥·강진에서 난 표고버섯과 대구 달성의 4색 가래떡이 보내졌었다. 이밖에 햅쌀, 쌀국수를 비롯 황태, 대추, 김, 다기세트, MP3플레이어 등 다양하다.

이처럼 대통령의 명절 선물에는 각별한 의미들이 있다. 역대 대통령의 명절 선물을 보면 당시 시대상황과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그대로 엿볼 수 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는 대통령이 현금을 보냈다. 이른바 명절 격려금인 '떡값'이다. "명절인데 떡이라도 사시라"며 건넸던 돈에서 이름이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대통령은 따로 비자금을 만들어 통치자금으로 썼다.
떡값 주기를 좋아한 대통령으로는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이 손꼽힌다. 명절이 되면 국회의원들에게 100만~200만원씩 나눠줬다. 주요 인사에게는 1000만원이 넘는 돈을 떡값 명목으로 주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인삼과 수삼을 즐겨 선물했다.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문양의 나무상장에 담아 '봉황 인삼'이라고도 불렸다

그러나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사법부가 통치자금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고, 국민들의 시선도 차가와졌다. 이후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크게 달라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정치입문때부터 멸치잡이 사업을 하던 부친 고 김홍조옹이 보내준 거제도산 멸치를 선물했다. 야당 시절에는 'YS 멸치'로 불린 이 멸치를 3000상자, 여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5000상자 이상을 명절 선물로 보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큰 특징이 없었다. 김, 한과, 녹차, 찻잔세트, 장식용 옹기 등 일반인들의 선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부인 이희호 여사는 명절 선물을 직접 확인하고 맛을 보는 등 깊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선물이 한때 사라질 뻔 한 적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취임후 첫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선물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가 정치권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민주당 정대철 당시 대표는 "선물은 한국의 문화"라면서 "대통령 선물이 전혀 없으면 자칫 정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었다.

이후 노 전 대통령의 선물에는 전통 민속주가 빠지지 않았다. 2003년 추석에 복분자주를 선물한 것을 시작으로 국화주(2004년 설), 소곡주(2004년 추석), 이강주(2005년 설), 문배술(2005년 추석), 가야곡왕주(2006년 설), 송화백일주(2007년 설), 이강주(2007년 추석), 문배술(2008년 설) 등 지역 유명 민속주를 망라한다. 이들 민속주와 함께 대추, 곶감 등 , 차 등 다른 선물들도 보냈다.

노 전 대통령은 선물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도 있다. 2006년 추석때 집중호우 피해자와 소년소녀가장에게 차와 다기세트를 보낸 것. 모든 재산이 물에 휩쓸려 가고 컨테이너에서 기거하고 있던 수재민들이나 끼니 걱정이 먼저인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 때문에 청와대는 쌀 등 다른 선물을 추가로 보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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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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