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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2010][인터뷰]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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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박희준 부국장 겸 정치경제부장]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의 하루는 25시다. 오는 11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로 국가브랜드 홍보의 중요성이 더 커지면서 그를 찾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브랜드 제고를 위한 전도사로 활동 중인 어 위원장은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홍보하는 일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지난해 1월 위원회 출범 이후 무려 100여 차례 언론 인터뷰를 소화했고 특강 요청에 흔쾌히 응하고 있다. 어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위원회 출범 이후 수요일 오후 고려대 강의를 제외하고는 매일 서울 중구 저동의 브랜드위 사무실로 꼬박꼬박 출근, 업무에 매달려왔다.

고려대 총장 재직 시절 막걸리로 유명했던 '민족 고대'를 '글로벌 대학'으로 탈바꿈시킨 그가 이제 국가브랜드 가치 향상을 위해 힘차게 뛰고 있는 것이다.

어 위원장은 107번째로 아시아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G20의 성공적 개최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국가브랜드 위상를 제고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 "한국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책임감을 가지고 베풀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어 위원장은 "올해는 한국이 선진국이 되는 원년"이라고 규정하고 "호랑이가 포효하는 한해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분초 단위로 시간을 쪼개 사는 어 위원장을 지난 해 12월 27일 오후 서울 중고 저동 집무실에서 만났다.
-G20 정상회의 개최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기회로 보는데 G20 개최의 의미를 말씀해주세요?

▲1907년 헤이그 평화회의에도 참여하지 못했던 한국이 선진국들의 모임인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 G20 개최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뜻한다. 아시아의 변방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나아가 다른 나라가 짜놓은 국제질서 속에서 수동적인 역할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의제설정, 토론 도툴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과거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대중음악대회였다면 G20은 클래식음악대회라고 봐야 한다. 국민 호응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그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특히 한국은 유럽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그런데 G20에는 유럽국가가 많이 들어 있다.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세계 각국의 정상은 물론, 정치ㆍ경제부 기자들이 대거 몰려온다. 한국 홍보 효과는 결코 작지 않다. G20 유치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터키를 방문했을 때 이미 한국을 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G20은 국제질서를 재편할 수 있는 새로운 국제 리더국가들의 모임이다. 이번 행사의 성공적 개최는 국가브랜드 위상과 직결된다. 국격이 높아지면 경제적인 면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수출을 증대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 신용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한국의 국가브랜드는 경제력에 비해 뒤처진다. 그 이유는 뭘까요?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저평가된 원인은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첫째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가 미흡하고, 둘째 글로벌 시민의식이 성숙하지 못했으며,셋째 거주ㆍ관광지로서 외국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넷째 수출 상품의 중저가 이미지와 문화자산에 대한 체계적 홍보 부족에 따른 대외인지도 미약 등이다.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큰 나라가 됐는데도 여전히 어려운 나라에게 베푸는 데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과 외신에 비춰지는 부정적 모습은 우리나라 국가브랜드의 저평가 요인이다.

-국가브랜드가 올라갔을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어떤게 있나요?

▲ 지난해 코트라(KOTRA) 조사에 따르면 한국제품은 같은 품질이라도 독일과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30% 저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을 30%에서 25%로, 5%포인트만 더 낮춘다면, 즉 우리의 이미지를 개선한다면, 우리나라 10대 대기업의 연간 영업이익과 맞먹는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비근한 예로 뉴질랜드는 국가 차원의 '100% Pure New Zealand' 캠페인을 벌여 외래 관광객 53% 증가, 와인 수출액 7배 증가라는 이익을 얻은 바 있다. 국가브랜드가 높아지면, 우리상품과 서비스가 제값을 받을 수 있고, 기업의 해외자금 조달 코스트가 낮아지며,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치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특히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이 세계에 진출할 경우 '메이드 인 코리아' 효과를 통해 가격 프리미엄 제고가 가능하다.

-세계 15위의 경제력, 9대 무역대국에 걸맞는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평가받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점은?

▲부자가 인색하면 인격이 떨어져 보인다. 국가도 마찬 가지다. 우리나라도 국제사회에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어려운 개발도상국을 적극 돕는다면 국가브랜드 가치를 올릴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다. 인구 5000만명에 국민소득 2만달러가 넘는 나라는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이태리 등 전세계 6개국에 불과하다. 그 다음이 한국일 정도다.우리나라는 못사는 나라가 아니다. 우리나라가 지금의 경제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국민의 역량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외국의 원조 등 도움도 적지 않았다.그러나 우리는 많이 베풀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비율은 매우 낮았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 국가평균(0.28%)의 3분의 수준인 0.09%에 그쳤다. 특히 G20회원국이면서 올해 의장국이자 회의 개최국이 된 국가 위상에 맞는 국제사회의 참여와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에 한국이 더 많이 기여하기 위한 방안은?

▲지난 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DAC회원국에 가입했다. 우리나라는 1961년 OECD 설립 이후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전환한 첫 번째 국가가 됐다. 경제규모에 비해 세계최고의 ODA 규모를 가진 국가 중 하나인 덴마크는 대외원조를 통해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키고,외교 실리도 얻고 있다. 정부도 이런 일에 공감하고,국제사회 기여를 통한 국가브랜드 제고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정부가 ODA를 3년안에 두배로 늘리고,지난 해 베트남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경제발전경험 공유사업(KSP)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4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있다.

-국가브랜드, 국격 향상의 걸림돌을 꼽자면

▲북핵문제와 국내 정치권의 불안, 노사문제 등이 있다. 해외 뉴스에 많이 오르내리다 보니 우리나라는 실체보다 더 낮게 평가받고 있다. 북핵문제는 외생변수로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정치문화, 노사관계 개선은 우리 국민의 성숙도와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 조만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철도노조 사태 등을 볼 때 노조문제는 풀리고 있고, 북핵문제도 6자회담 등이 성공하면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

-국가브랜드위원회의 올해 역점사업을 밝혀달라.

▲우리나라가 해외에 알려진 것은 문화가 아니라 기술력을 통해서이다. 그렇지만 한국산 제품은 30%정도 디스카운트 돼 있다.이는 실체와 인지간에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실체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해외원조,글로벌 시민의식,다문화 존중 등이 계속돼야 한다.특히 시민의식이 중요하다. 출범한지 1년 된 브랜뒤는 구성원 모두 모범이 될 수 있는 정부기관, 창의력 넘치고 관료냄새를 없앤 기관이 되고자 노력했다. 사공일 G20 준비위원회 위원장이 의제를 설정하고,외교통상부와 문화관광부 등이 집행하는데 저는 이런 일들을 조정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위원회 출범 이후 국민 10명 중 9명이 국가브랜드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한다고 밝힌 것은 주요 성과다. 올해는 G20 정상회의는 물론, 국내외적으로 글로벌 이벤트가 많아 위원회와 모든 부처가 국격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위원회는 관계부처와 G20 깃발, 공원 및 거리 지정 등 브랜딩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시민 의식을 높이기 위해 'G20글로벌 시민되기' 10대 실천과제 발굴 및 슬로건ㆍ로고송ㆍ캐릭터 공모 등으로 온 국민의 관심을 이끌어 낼 생각이다 . 특히 미국의 CNN과 영국의 BBC 등 해외 유력매체를 통해 연중 국가브랜드 광고를 실시하고, 플리커 사이트, 유투브, 구글 등 해외 주요 인터넷사이트에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와 정보를 적극 제공하는 등 온라인을 통한 국가이미지도 높이는 일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약력>
 ▲1945년 경남 진해 출생
 ▲1963년 경기고 졸업
 ▲1967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1978년 美 미시건대 경영학 박사
 ▲1979년 ~ 현재 고려대 경영대 교수
 ▲1984년 미국 하와이대학교 객원교수
 ▲1985년 일본 아시아경제연구소 객원연구원
 ▲1987년 재정경제원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1992년 금융통화운영위원회 위원.한국국제경영학회 회장
 ▲1995년 한국금융학회 회장, 한국산업은행 비상임이사
 ▲1999년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센터 소장
 ▲2001년 공적자금관리위원
 ▲2003년 고려대 제15대 총장
 ▲2005년 대통령자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2006년 산학협력총연합회 공동대표
 ▲2007년 현 한미FTA 국내대책공동위원장
 ▲2008년 현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회 위원장
 ▲2009년 현 대통령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초대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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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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