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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고른 식단 '유방암'도 피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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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음식만 잘 골라 먹어도 유방암이 예방될까. 그렇다 아니다 확답하기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유방암에 좋다고 알려진 식단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사람이 흔히 접하는 '음식(혹은 재료)'이 주로 꼽힌다는 건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이런 음식들은 꼭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가 아니어도 필수 영양소가 풍부한 것들이니 "유방암 예방한다" 셈치고 적극 먹어두면 좋을 듯하다. 현재까지 이 분야에 두각을 나타낸 친구는 '콩'이었는데, 최근엔 해조류 '김'도 좋은 것 같다는 연구가 나와 관심을 끈다.

◆유방암 걸린 사람들 식습관 살펴보니…
김미경 한양의대 교수팀은 362명의 유방암 환자 그리고 나이와 폐경여부 등 기본 조건이 같은 정상 여성 362명을 골라, 그들의 식습관을 비교해봤다. 여러 차이가 발견됐으나 눈에 띄는 것이 '김' 섭취량이었다. 이 연구는 '영국영양학저널(British Journal of Nutrition)' 최근호에 게재됐다.

유방암 그룹은 하루 평균 0.86g의 김을 섭취했다. 정상그룹은 1.17g으로 의미 있게 많은 양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A4 용지 크기의 김 한 장이 2g이다. 섭취량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눠 세부 분석도 해봤는데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김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유방암 발생률이 비례해 적었다. 섭취량이 가장 많은 그룹은 하루 평균 2.24g의 김을 먹었다.

김 교수는 "해조류를 많이 먹는 나라에서 유방암 발생이 적게 보고되는 추세가 분명하다"며 "해조류에 든 항산화ㆍ항종양 물질, 요오드 등의 영향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분이 유사한 '미역'은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다. 세포의 비정상적 증식을 억제하는 '폴피란'이란 물질이 김에만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론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유방암, 왜 동양인에게 우호적일까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전체 유방암의 5∼10%만이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90% 이상은 음식이나 약물 등 외부환경에 의해 생긴다.

한편 전 세계에서 유방암이 제일 많이 발생하는 나라는 모두 북유럽과 북미 국가들이다. 상위 30국에 아시아권 나라는 보이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인종'의 차이는 아니란 점이다.

이민 일본인의 유방암 발생률을 조사해보니 이주 2세대 일본인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이주 1세대 일본인, 본토 일본인 순으로 낮아졌다. 유방암 발생빈도가 인종보다는 개인이 처한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결국 '식습관'의 차이가 아니겠냐는 가설을 세운다. 이에 관한 연구는 매우 많이 수행됐다. 하지만 연구에 따라 결론이 갈리는 등 명확한 증거는 확보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대장암이나 전립선암과 함께 유방암의 발생 원인이 '음식'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끊임없이 의심하고 있다.

유방암의 원인으로 꼽히는 대표선수는 모든 종류의 지방이다. 특히 동물성 지방이 주범으로 꼽힌다. 실제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 유방암 발생 추이는 '드라마틱'하게 구분된다.

◆한국 내 유방암 발생률 급증세

지방섭취란 측면에서 보면 한국여성의 유방암 위험은 낮은 편이나, 이마저도 예전 이야기가 되고 있다. 특히 20∼30대 유병률은 이미 서양 평균을 뛰어넘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반적인 발생률 역시 가파른 상승세다. 1999년 10만 명 당 24.5명 발생하던 것이 2005년엔 35.5명으로 증가했다.

원인을 단정하긴 어렵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식생활 변화가 용의자로 꼽힌다. 또 유방암 발생에 관여하는 비만(동물성 지방 섭취증가), 늦은 결혼과 출산, 그리고 늦은 폐경으로 인해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증가되는 추세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콩, 해조류, 등푸른 생선…'어차피 좋은 음식!'

지방 중에서도 등푸른 생선 등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은 오히려 유방암의 보호인자로 작용한다는 보고가 있다. 또 '콩'은 가장 많이 언급되는 식품인데 동양여성의 유방을 보호한 1등 공신이란 평가도 있다.

최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실린 연구를 보면, 콩에 든 '이소플라본스' 성분이 유방암 재발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속 중국인 5000명은 하루 평균 47g의 이소플라본스를 섭취했는데 이는 미국인 평균의 80배에 달한다.

과일과 야채도 세포분열을 억제하고 해독효소 기능을 증진하는 등 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차 역시 동물실험에서 유방암 발생을 억제한 것으로 관찰된 바 있다.

반면 알코올 섭취는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킨다. 음주가 유방암 발생을 높인다는 증거는 흔하며, 우리나라 여성 음주율이 급증한 것과 유방암 발생증가를 연결하는 목소리도 있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외과 박병우 교수는 "규칙적인 운동과 적절한 식이, 금주, 금연, 모유수유 등 생활습관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리고 40세 이후엔 1∼2년 간격으로 진료와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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