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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블랙박스] 신규사업 한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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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신규사업을 한다며 유상증자를 실시했던 상장사들의 상당수가 부실기업으로 나타났습니다. 어째 뜬금없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기에 이상하다 했더니 내막이 있었던 겁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신규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공모 방식을 통해 유상증자를 한 4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3개사는 이미 증자 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심지어 8개 회사는 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코스닥 상장사만을 대상으로 하면 36개사 중 86%(31개사)가 2007년 중 순손실을 기록했네요.

또 이중 27개사는 최대주주가 1차례 이상 변경되는 등 지배구조도 불안했습니다.

풍력발전기 제조를 신규사업으로 추진하던 카라반케이디이는 최대주주가 무려 4번이나 변경되더니 결국 상장폐지됐습니다.
주택건설업, OTP사업을 추진하던 지이엔에프 역시 최대주주가 3번이나 바뀐 뒤 상장폐지됐고 당진탱크터미널 사업을 신규 진출하려던 로엔케이 역시 최대주주가 3차례나 변경됐습니다.

횡령 기업도 상당했네요. 상장폐지가 결정된 디보스는 음이온사업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10월 횡령 사실을 공시했고 제네시스알앤디와 지디코프 역시 횡령을 공표하고 상장 폐지됐습니다. 매일상선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됐고 티이씨와 오라바이오틱스 등도 지난해부터 올해 초 사이에 횡령 내용을 공시했습니다.

좀 더 깊이 살펴보면 지난해 태양광 발전용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출하겠다며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 A사는 이 자금을 다른 곳에 사용한 것이 발각됐습니다.

B사는 바이오디젤 사업을 추진한다더니 1년이 지나 사업을 포기했고 C사는 석탄유통 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영위하겠다고 밝혔으나 대표이사가 이 자금을 횡령해버렸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재무구조와 영업실적이 부실하고 최대주주가 변경된 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신규사업 진출을 핑계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증자 후 재무구조와 영업실적 개선 효과는 미미하고 신규사업 진행 사항도 제대로 공시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4분기 말을 기준으로 현재 자본잠식 회사는 13개사로 전년 말 대비 5개사가 증가했고 누적순손실 회사는 29개사로 집계됐습니다. 점점 더 상황이 악화돼가고 있는 셈입니다.

지난해는 정말 많은 테마가 등장했습니다.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 관련 테마, 나노 테마, 온라인게임 등을 위시한 IT 관련 테마에다 새만금 관련 테마까지도 증시에서 이슈가 됐었습니다.

과거부터 사업을 영위해왔고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도 많습니다. 그러나 단지 테마에 편승하기 위해,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신규 사업을 추진한 기업들도 상당수에 달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됩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후적으로라도 부실 상장사가 공모를 할 경우 신규사업의 진척도를 확인할 것"이라며 부실기업들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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