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전세계 각국이 경제회복에 시간차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영국, 유럽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이번 주 일제히 통화정책회의를 갖는다.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한 영국은 물론이고 3분기 기대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뤄낸 미국 역시 불투명한 경기전망에 적극적인 정책 변화에 나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美 불확실성 속 소극적 행보 보일 듯 = 미국은 3분기 3.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2분기 이래 첫 성장반전에 성공했지만 이것이 미 연방준비제도(Fed)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비교적 탄탄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실업률, 소비부진 등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요소가 많아 앞날이 불확실하기 때문. 이 때문에 연준이 11월 정책회의에서 변화를 이끌어내기 보다 ‘일단 지켜보자’는 식의 소극적인 태도를 고수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선 지난해 12월부터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기준금리는 11월 역시 동결이 확실시된다. 잠재 인플레이션 압력이 오히려 감소세고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이 미 경제 성장세가 취약할 것이라는데 동의하고 있어 연준이 금리를 올려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 RBS의 스티븐 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성명에서 어떤 변화를 기대하던 사람들은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내년 중반, 혹은 그 이후까지 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준이 이 자리에서 향후 있을 정책변화에 시장이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를 논의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성명에 기재하는 것은 별개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상당기간(extended period) 저금리를 유지한다’는 기존 문구에 수정을 가해 출구전략을 암시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英 침체 속 양적완화 확대할 듯 = 3분기 -0.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침체 탈출에 실패한 영국은 이번 정책회의에서 특단의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영란은행(BOE)이 양적완화 정책에 나선지 9개월째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데 대한 시장의 불만과 압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


머빈 킹 영란은행 총재가 지난 3월 양적완화 정책을 시작했을 당시 영란은행의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연율 기준 2%로 유지한 채 가계와 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9월 통화량(M4)은 146억 파운드(239억 달러)로 전월대비 0.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상당수 전문가들은 영란은행이 채권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현재 1750억 파운드에서 2000~2250억 파운드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채권 매입 규모는 이미 기존 750억 파운드에서 두 차례에 걸쳐 확대돼 왔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비키 레드우드 이코노미스트는 “경기회복을 위해서 추가 유동성 공급이 있어야 된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영란은행 관계자들이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를 통화 공급량보다 기업들의 채권 발행 여건 개선여부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는 사실은 양적완화 동결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3월 이래 영국 기업들의 채권발행이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적완화 정책이 효과가 없었다고 볼 수도 없다는 것이다.


◆ 유로존, 유동성공급 미세조정 나서나= 전반적으로 느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유로존의 경우 11월 정책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현행 1.0%로 동결한 채 유동성 공급 조정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회의에선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동성 공급을 위해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던 대출 지원 정책에 처음으로 수정을 가하려 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0월 유로존의 기업 및 소비자 신뢰지수는 7개월 째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유로존 경제는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장 클로드 트리쉐 ECB 총재는 회복세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 상승이 유럽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고 국내 소비 역시 고용한파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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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ECB는 은행들이 대출지원 프로그램 종료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CB 정책이사기이도 한 정책이사기도 한 악셀 베버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는 지난 주 “은행들이 ECB의 자금에 의존하는 것은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모델이 못된다”며 “은행들은 ECB가 이를 철수할 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ECB는 유로존의 신용경색을 해결해가 위해 은행권에 4420억 유로의 1년 만기 단기 대출을 제공했다. 그러나 최근 은행 긴급자금 수요가 감소하면서 ECB의 지원정책을 종료해야할 시점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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