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북한이 지난 4월 헌법개정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이 맡고 있는 국방위원장 직책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최고령도자"로 정의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통과된 이번 개정 헌법은 103조에서 국방위원장의 권한으로 ▲ 국가의 전반사업을 지도할 권한 ▲ 다른 나라와 맺은 중요조약을 비준 또는 폐기할 권한 ▲ 비상사태와 전시상태ㆍ동원령을 선포할 권한과 함께 지난 8월 풀려난 미국인 여기자들에게 행사한 '특사권'도 명시해 김 위원장의 권한을 법적으로 더욱 명확히 했다.
사상적으로도 3조에서는 공화국의 주도적 지침사상으로 주체사상에 더해 선군사상을 넣었고, 4조 공화국의 주권자도 노동자, 농민, 근로인테리에 군인을 추가해 김 위원장의 '선군사상'을 헌법으로 격상하는 한편, 관련조항에서 '공산주의' 용어를 삭제했다. 이는 북한 사회에서 선군사상의 위치와 공산주의의 쇠퇴란 국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장으로 있는 국방위원회의 강화와 최고인민회의의 약화도 두드러진다. 국방위원회의 권한 범위는 기존 헌법에서는 "국가의 전반적 무력과 국방건설사업을 지도"하는 기관이었지만, 개정 헌법에서 "선군혁명로선을 관철하기 위한 국가의 중요정책"을 세우는 기관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 중요군사간부를 임명 또는 해임할 권한과 ▲나라의 전시상태와 동원령을 선포할 권한은 국방위원장에게 이관돼 어디까지나 김 위원장이 권한을 행사하는 도구로 기능하도록 했다.
최고인민회의는 ▲다른 나라와 맺은 조약을 비준 또는 폐기할 권한 ▲ 대사권과 특사권을 모두 잃고 "다른 나라 국회, 국제의회기구들과의 사업을 비롯한 대외사업을 한다"는 조항을 삽입해 대외사업조직으로 축소됐다.
이 밖에 8조에서는 "근로인민의 리익을 옹호하며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한다"고 인권조항을 삽인, 국제사회의 인권보호 압력에 대응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헌법 개정으로 인해 국방위원장의 법적 지위를 상승켜 김정일 정권을 법적으로 더욱 공고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후계구도 체제와 관련해서 별다른 규정은 신설되지 않은 것으로 봐 후계는 곧 국방위원장 직의 계승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후계자 개인의 업적에 따른 권력 정당성 확보 보다 국방위원장의 법적 지위를 계승함해 정당성을 획득하는 방향으로 후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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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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