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를 극복한다는 명분 하에 경쟁 논리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각국 정부의 구제금융이나 회계원칙 완화 등이 공정한 경쟁 논리를 훼손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무역부터 금융까지 '보호주의'가 득세, 반독점 규제 강화를 둘러싼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세계 주요 공정거래기관(Competition authorities)이 한목소리로 경제 위기의 시기일수록 강력한 규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탈리아 보코니 대학의 학장이자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유럽연합(EU)의 공정경쟁분야 집행위원을 역임한 마리오 몬티(Mario Monti)는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전 세계 공정거래기관들의 강한 연대를 요구했다.


몬티는 우선 미국과 유럽 등 각국 정부가 경기침체를 상대로 싸우는 동안 경쟁시장의 근본적인 원칙들이 유례없는 압력에 시달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막대한 금융지원과 기업의 국유화, 일반적인 합병 원칙들의 완화 등이 대표적인 예다.

반독점에 대한 우려를 잠시 제쳐 두도록 요구하는 목소리도 등장했다. 이 때문에 ‘경쟁’이라는 것은 경제위기의 시대에 ‘사치스러운 것’,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는 인식까지 생겨났다. 자국 기업들과 근로자들의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 ‘관세장벽’ 등이 동원된 것이 그 예다.


몬티는 그러나 아직까지 경쟁 규제 기관들은 이같은 압력에 굴하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유럽의 경우 넬리 크뢰스 EU집행위원은 반독점과 국제규제에 관한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EU는 극심한 경제위기에 처한 국가에 대해서는 융통성을 발휘했지만 시장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해 재건절차에 있어서는 엄격한 규제를 했다"고 설명했다.


몬티는 그러나 "경제위기가 깊어질수록 반독점 규제를 완화해야한다는 사회적, 경제적 요구가 더 강해지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경우 단순히 소비자들만 불리한 입장에 놓이는 것이 아니라 경제성장과 고용과 같은 부문까지도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몬티는 1938년 당시 경쟁 규제를 강화한 것이 뉴딜의 기본이었다는 것을 지적한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새롭게 임명한 크리스틴 바니 미국 법무부 독금차관보와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존 레이보위츠 위원장이 실수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규제가 제대로 작동해서 기업이 지금과 같은 규모로 거대화되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같이 전체 금융 시스템을 해칠 것을 우려할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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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정치인들과 대중을 대상으로 한 집중적인 홍보 캠페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새로운 원칙과 기관, 메커니즘이 정립되고 있는 시기에는 전세계 주요 공정거래기관들도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공정거래기관들은 왜 글로벌 경제 위기 동안 경쟁 규제가 더욱 필요한 것인지를 단순하면서도 강렬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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