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수 "일본으로 몰려가는 까닭은?"
LPGA투어 위기와 코리안투어의 불확실성, 일본투어 매력도 가세
"가자, 일본 무대로~"
국내 프로선수들이 대거 일본으로 몰려가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에 도전하는 선수가 무려 20명에 달할 것으로 집계했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남자 선수도 올해는 40명에 육박할 전망이다. 과연 무엇이 이들을 'J턴'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로 이끌고 있는 것일까.
▲ LPGA투어의 '위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는 2007년 이후 7개가 없어졌고, 6개 대회는 스폰서 없이 치러지는 등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 캐롤린 비벤스 커미셔너가 물러났지만 그렇다고 해서 위기를 넘긴 것이 아니다. 내년에는 대회가 20개 정도로 줄어드는 등 '진짜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때문에 미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US여자오픈 챔프' 지은희(23ㆍ휠라코리아)를 비롯해 박인비(21ㆍSK텔레콤)와 홍진주(26ㆍSK에너지), 김영(29) 등 내로라 하는 선수들까지 'J턴'을 굳혔고, 최나연(21ㆍSK텔레콤)과 박희영(22ㆍ하나금융) 등도 현재 심각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파' 중에서는 안선주(22ㆍ하이마트)와 홍란(23ㆍ먼싱웨어), 윤채영(22ㆍLIG), 편애리(19ㆍ하이마트) 등 약 20명이 이번 Q스쿨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는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늘어난 숫자다. 이들에게는 전미정(27)과 이지희(30ㆍ이상 진로재팬) 등 기존 일본 진출 선수들의 성공이 자신감을 더해주고 있다.
▲ SBS코리안투어의 '불확실성'= 남자선수들 역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먼저 SBS가 2005년부터 연간 30억원씩을 지원해 만든 SBS코리안투어 10개 대회의 내년도 전망이 불투명하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아직까지 "SBS코리안투어가 폐지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대회가 줄어들수는 있지만 그렇다해도 전체적인 투어 운영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선수들은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한 선수는 "일본에서 성공을 거두는 동료들을 보고 '나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일본 대회는 상금 규모가 큰데다가 투어도 안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일단 일종의 '보험' 성격으로라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시드권 획득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올해 일본 Q스쿨에 응시할 예정인 선수는 지난해 상금왕 배상문(23)을 포함해 강경남(26ㆍ삼화저축은행)과 강지만(33), 김혜동(23), 주흥철(28ㆍ이상 토마토저축은행), 송기준(22ㆍ던롭스릭슨), 손준업(22), 김대현(21ㆍ하이트), 방두환(22ㆍ벤호건) 등 약 40명에 달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일본투어의 '짭짤한 매력'= 국내 선수들의 일본행이 '안 되면 말고' 식으로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4차까지 이어지는 JLPGA투어 Q스쿨 참가비용의 경우 1, 2차 예선은 5만2500엔, 3차와 4차는 10만5000엔에 달한다. 더구나 JLPGA투어는 지난해부터 영어와 일본어로 치러지는 필기시험에 통역과 함께 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바꿔 한국선수들에게는 한층 더 불리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선수들이 일본무대를 꿈꾸는 것은 그만큼 매력적이어서다. JLPGA투어는 올해 34개 대회에 총상금 29억엔(한화 382억원) 규모로 LPGA투어의 29개 대회에 총상금 5140만달러(한화 651억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생활과 이동경비 등을 고려하면 어쩌면 일본 무대가 더 실속이 있다.
남자선수야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당연히 매력적이지만 투어 진입이 '하늘의 별따기'다. 일본은 반면 국내와 수준이 엇비슷해 성공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또 한구고가 일본을 오가면서 투어를 병행 할 수도 있다. 국내 선수들의 일본 무대 도전이 당분간 늘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세영 기자 freegol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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