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한 지 꼭 2주가 지났다.


검찰 지휘부가 텅 빈 초유의 사태, 새로운 검찰총장 후보자 내정에 대한 얘기로 천 전 후보자에 대한 기억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서서히 국민들의 마음과 머릿속에서 서서히 지워져가고 있다.

천 전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될 당시만 해도 그의 스폰서 논란 등으로 인해 국민들은 물론 검찰 내부에서도 상당한 충격과 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불과 14일이 지난 지금, 언론은 물론 동네 주민들의 저녁 술자리에서도 천 전 후보자를 둘러싼 입씨름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

뭔가 깔끔한 마무리 없이 잊혀져가는 듯하다


특히 검찰과 정치권의 어중간한 태도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우선 검찰은 천 전 후보자에 대한 수사에는 전혀 착수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서초동 한 중견 변호사는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나 여러가지 문제점, 특히 스폰서 논란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검찰이 적용했던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에게 더욱 엄격해야 수사 과정에서도 떳떳할 수 있는게 검찰 아닌가.


정식 고소ㆍ고발이 없었기 때문에 혹은 인사 기간이기 때문이라는 변명은 구차하다.


참여정부 시절 성역 없는 대선자금 수사를 지휘하며 '송짱'으로 불린 송광수 전 검찰총장도 최근 "죽으나 사나 공명정대하면 된다. 좌고우면 말고 앞만 보고 수사하면 두려울 게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역시 실망스럽다.


박지원 의원의 날카로운 지적으로 검찰총장 후보자의 엄격한 자격에 대해 다시 한번 경각심을 일으킨 점은 긍정적이다.


또 천 전 후보자에 대한 고소ㆍ고발을 당론으로 확정하고 천 전 후보자가 지인에게 돈을 빌린 경위가 노 전 대통령에게 적용됐던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하므로 검찰 고발을 위한 법률 검토를 하는 등 단순한 '낙마용' 카드가 아니라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천 전 후보자에 대한 지명이 철회되자 진실을 외치던 민주당은 입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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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정치권의 현주소다.


국민들에게 권한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두 기관이 바닥으로 떨어진 대국민 신뢰도를 과연 회복시킬수 있을 지 답답할 따름이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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