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미국 증시가 잔치를 벌이고 있다. 지난주 다우존스지수가 9000선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고, S&P 역시 견조한 오름세다.


주요 기업들이 애널리스트 전망치보다 높은 이익을 내놓으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지만 미국 경기 회복을 장담하기는 아직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핵심 사업이 아닌 자산 매각과 감원으로 이익을 늘렸지만 매출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

2분기 캐터필러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30% 이상 급감했다. UPS 역시 매출이 17% 줄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23년 전 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P500지수 편입 기업 가운데 이번주 실적을 발표한 143개 기업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평균 10% 감소했다. 이들 기업이 미국 경제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어 매출 감소가 던지는 의미가 작지 않다.

무디스 이코노미닷컴의 이코노미스트 마크 잔디는 "경기 침체가 진정되고 있지만 아직 회복이 본격화된 것은 아니다"라며 "주요 기업들은 매출이 늘어날 때까지 투자나 고용에 적극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66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3~6월) 미국 GDP 성장률은 -1.5%를 기록,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1947년 분기 GDP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장기간 마이너스 성장으로 기록된다.


문제는 기업 이익과 매출액의 괴리다. 미즈호증권 미국 법인의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리치우토는 "기업들이 각종 비용을 과감하게 절감하면서 이익이 개선되고 있지만 비용 감축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기업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매출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푸르덴셜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전략가 존 프라빈 역시 "미국 경기가 급격하게 침체됐고, 회복은 상당히 느릴 것"이라며 "실업률과 가계 저축률 상승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이코노미스는 미국 경제가 미약한 회복 후 2차 침체로 빠져드는 이른바 '더블딥'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AD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기업 이익 전망이 다시 한 차례 하향 조정될 것"이라며 "수요가 감소하면서 물가가 떨어지고, 이 때문에 기업이 가격 결정력을 잃으면서 이익률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미국 경제가 안정을 찾고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는 기업이 여전히 투자를 늘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