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G20 금융정상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금융시장의 '눈'은 이미 런던을 향하고 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경기부양안과 공격적인 양적 완화 정책, 그리고 경기 바닥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베어마켓 랠리를 보인 증시는 G20 회의에서 경제 회복의 가능성을 확인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간 공조가 긴밀하게 이뤄질 경우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구제금융안에 대한 각 국 정상들의 목소리가 엇갈리거나 보호주의 무역을 차단하기 위한 명확한 방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시장의 실망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 금융시스템 재가동

내달 2일 열리는 G20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침체로 빠져드는 세계 경제가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한편 무너진 금융시스템을 재건하고 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국제 공조를 이루어내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다른 하나는 보호주의 무역을 차단해 추가적인 기업 파산과 고용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은 금융부실의 규모가 천문학적이고, 경제 둔화가 급속하게 진행될 뿐 아니라 이해 관계가 서로 얽힌 국가간에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요국 정상은 회의에 앞서 국가간 '단결'을 호소하고 나섰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타임>지 최신호와의 인터뷰에서 전례없는 위기를 맞은 만큼 전례없는 국제 공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권에 대한 감독과 규제를 강화하고, 금융시장과 시스템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일이 관건"이라며 "금융뿐 아니라 에너지를 포함한 그밖에 사안도 국가간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금융시스템 정상화를 위해 각국 지도자들이 단합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공격적인 양적 완화에 나선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의 기준금리를 현재 1.5%에서 0.5~1.0%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신용완화에 대한 요구에 반기를 들고 있어 이번 회의에서 입장 변화가 나올 것인지 주목된다.

◇ 보호주의 무역 차단

금융위기가 실물 경기를 강타하면서 기업 투자와 생산 활동이 크게 저하된 가운데 보호주의 무역을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미 보호주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가 중고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고, 중국이 아일랜드 산 돼지고기의 수입을 금지했다. 또 인도는 중국산 장남감 수입을 금지한 상태다.

이 같은 보호주의 움직임은 경기 침체의 골을 더 깊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뜩이나 둔화되는 국제 무역이 보호주의 정책으로 인해 더 위축될 경우 기업 파산이나 투자 감축이 이어지면서 고용도 함께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브라운 총리는 "보호주의는 결국 누구도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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