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연장되면 땜질하면 되고, 결방되면 스페셜방송 하면 되고.'

월화극 편성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중장년층을 꽉 잡고 있는 MBC '에덴의 동쪽'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KBS '꽃보다 남자'가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는 가운데, SBS 대하사극 '자명고'가 두 드라마 사이에 '끼었다'.

연장에 연속방영, 스페셜 방송에 긴급 특집 편성까지 드라마 편성으로 '장난'칠 수 있는 거의 모든 수법이 동원됐다. 시청자와의 약속은 이미 관심사가 아닌 상황. 이같은 경쟁 끝에 누가 어떻게 이길 것인지, 오히려 이를 지켜보는 게 흥미진진할 지경이다.

#Round 1 : 3월10일 '에덴의 동쪽' 마지막회 vs '자명고' 1~2회 연속방송

때아닌 김수현 작가 특집 프로그램까지 편성하며 '에덴의 동쪽'과 피하려던 '자명고'는 결국 '에덴의 동쪽' 마지막회와 붙고 말았다.

당초 지난달 17일 종영 예정이었던 '에덴의 동쪽'이 돌연 4회 연장을 선언, SBS가 김수현 작가 특집 방송을 2주 분량으로 긴급 투입했으나, '에덴의 동쪽'이 2회 추가 연장에 돌입하면서 결국 맞대결을 펼치게 된 것.

'에덴의 동쪽'이 이같은 연장방송에 나선 것은 후속작 '내조의 여왕' 때문. 원래 예정됐던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제작 무산되고 급히 투입된 '내조의 여왕'이 제대로 준비될 때까지 시간을 '때워' 주는 것이다.

MBC의 '땜질'에 김수현 작가 특집 '땜질'로 맞섰던 SBS는 '자명고' 첫회를 결국 더 이상 연기하지 못하고 10일 1~2회 연속방송 카드를 선택했다. 1회는 시청률에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11시에 방영되는 2회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래서 2회가 얼마나 재미있을지가 '자명고'의 향후 운명을 쥔 열쇠가 될 전망이다. 복잡한 전개와 특이한 설정의 사극 특성상 초반 몰입도가 매우 중요한데 1~2회에서 시청자의 관심을 놓치면 만회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 또 '꽃보다 남자'에 열성적인 지지를 보내는 시청자들이 3월말까지 KBS를 떠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2회에서 일단 잠재적인 지지를 얻어둬야 하는 상황이다. 재방송으로라도 시청하다가 4월부터 '갈아탈' 수 있게 말이다.

Round 2 : 3월16일 '내조의 여왕' 첫회 vs '자명고' 3회

따라서 '자명고'는 2회 한번으로 시청자를 강렬하게 끌어당길 만큼 쉽고 빠른 전개를 선보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16일은 그 결과를 받아보는 날이다.

'자명고'의 대략적인 성패는 16일 방영분의 시청률로 내다볼 수 있을 예정. '자명고' 2회를 본 시청자들이 얼마나 채널 고정을 할지가 관건이다. '꽃보다 남자' 팬들이 KBS로 가는 건 못 막아도, '에덴의 동쪽' 시청자들이 '내조의 여왕' 첫회로 가는 것은 방어를 해야 하는 것.

그러나 '내조의 여왕'은 미시 주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명확한 타깃 시청층을 노리고 있어 '자명고'에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남주가 오랜만에 컴백하는 이 드라마는 무능한 남편을 내조하는 주부의 일상을 코믹하게 그려내 또래 주부들의 큰 관심을 얻을 전망이다. '에덴의 동쪽'을 보던 중장년층의 여성들이 그대로 MBC를 볼 가능성이 높은 것. '꽃보다 남자'의 판타지에 열광하던 30대 이상 여성들도 관심을 돌릴만한 소재다.

Round 3 : 4월6일 '남자 이야기' vs '자명고' vs '내조의 여왕'

4월부터는 월화극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작품의 질'로 승부하는 경쟁이 시작될 예정이다. 박용하가 주연을 맡은 '남자 이야기'는 작전세력에 의해 부유하던 집안이 망하고, 복수에 나서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주식을 소재로 해서 직장인들의 높은 관심을 살 것으로 예상된다. 송지나 작가 특유의 굵직한 사건 전개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가지 걱정되는 점은 박용하가 이미 주식 소재 영화 '작전'을 선보인데다 이 영화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는 점. 불황기 스크린에서는 복잡한 스릴러보다 단순하고 따뜻한 작품이 통한다는 정설이 굳어진 상태다. 이같은 상황에서 안방극장은 어떻게 다를지, '남자 이야기'의 성패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방송관계자들이 예측하는 시청률 구도는 1강2중, 혹은 2중1약이다. 관건은 '자명고'인 셈. '내조의 여왕'이 주부층을, '남자 이야기'가 직장인층을 성공적으로 공략했다고 봤을 때, '자명고'가 이를 초월한 남녀노소 시청자들에게 얼마나 어필할 것인지가 승자를 가려내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그 결과에 따라 '자명고'는 1강이 될 수도, 1약이 될 수도 있다.

한편 '자명고'는 고대 낙랑공주와 호동왕자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날 한시에 태어난 이복 자매 자명과 낙랑공주 라희의 이야기에 중점을 뒀다. 설화 속 신비의 북 자명고는 구국의 운명을 타고난 자명공주로 재해석됐다. 정려원, 박민영, 정경호 주연이다.

'내조의 여왕'은 서울대 출신의 남자와 결혼 했지만, 남편이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해서 최선을 다해 내조하는 주부의 이야기를 담은 코믹 멜로물이다. 김남주, 오지호, 이혜영 주연이다.

'남자 이야기'는 한량 같던 주인공이 작전 세력에 휘말려 아버지 회사가 도산하자, 복수를 위해 주식 투자에 뛰어들고 냉철한 M&A 전문가로 거듭난다는 내용이다. 박용하, 박시연, 김강우 주연이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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