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과점 앞세워 '계약농가 2명 연대보증'요구 공정법 위반 소지
$pos="L";$title="(표)20090216";$txt="";$size="283,343,0";$no="200902161038108386839A_5.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한국인삼공사의 눈부신 성장 뒤에는 농민들의 눈물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한 인삼 재배인은 인삼공사에 대한 울분을 이렇게 터뜨렸다.
인삼공사는 홍삼 제조를 위해 매년 생산되는 6년근 수삼을 거의 전량 수매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홍삼 시장의 80%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사실상의 독과점 업체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 6221억원, 영업이익 1995억원, 당기 순이익 1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4%, 22.8%, 13.0% 증가했다. 1999년 담배인삼공사(현 KT&G)의 자회사로 출범한 후 2005년을 제외하면 매년 매출이 두자리 수 이상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홍삼 원료인 6년근 수삼을 공급하는 계약농가와 수매가격을 낮추기 위해 매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인삼공사는 물량으로는 전년대비 7.8% 증가한 6005t를 수매하고, 계약농가에 2353억원을 지급했다. kg당 평균 수삼 수매가격은 3만9000원대로 4년 연속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10년전 수삼 구매가격(2만9000원대)과 비교해도 고작 1만원이 오른 셈이다. 1등급 수삼도 99년 6만원대에서 2002년 8만원대를 넘어선 후 이 가격대에 머물고 있다. 매년 인건비와 생산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고 있는데 수매가는 농가의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계약 농가는 문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만 섣불리 인삼공사에 항의를 못하고 있다.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최초 인삼공사와 수삼 경작 경작계약을 맺을 때 계약서에 들어있는 일종의 ‘독소조항’에 발목을 잡혀 협상력이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본지가 입수한 인삼경작계약서를 살펴보면 인삼공사는 계약과 동시에 계약금을 지불하고 4년근이 되면 작황을 조사한 뒤 중도금을 추가 지급한다. 6년근이 도래되는 해에는 1월말까지 예상수매대금의 30% 범위내에서 선도금을 지급한다. 이들 돈은 최종 수매계약금액에서 빼게 된다. 그런데 인삼공사는 만일의 경우 미리 지급한 돈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계약농가에게 2명의 연대보증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업자로서 위험분산을 위해 최소한의 담보요구는 필요하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보증인의 조건으로 즉 계약농가와 동일한 연근을 다른 곳에서 경작하는 인삼공사 계약 경작자로 한정했다. 이로 인해 인삼공사가 농가의 기회주의적 행위에 대한 위험부담을 너무 쉽게 회피하려고 하며, 선의의 농가들에게도 경작에 대한 부담 뿐 아니라 연대보증인의 동향을 파악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기고 있다. 더군다나 인삼공사의 계약농가 수가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얼굴도 전혀 모르는 상대방에게 연대보증을 요청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삼 재배 농가는 이러한 문제가 이같은 공정거래법 제23조 1항 4호의 ‘자기의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에 해당될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인삼공사는 계약농가와 수삼 수매가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서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계약재배된 6년근 수삼의 수매관련 사항은 경작계약서에 명시된 데로 인삼공사 대표 3인, 계약경작자 대표 3인으로 구성된 비상근 임기 1년의 ‘수삼수매협의회’에서 논의한다. 협의회의 의결은 재적위원의 3분의 2 이상 출석 및 출석위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사결정토록 돼 있는데, 인삼공사 대표가 전체 위원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결 과정에서 인삼공사의 영향력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경작인 대표 3인도 대부분 각 지역 조합의 조합장으로 구성돼 수매가 의결 과정에서 생산농가의 전체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보다는 자신이 속한 지역과 특정인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문제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0년에는 인삼공사의 평균 수매가격 2만9000원대 일반 유통시장인 금산인삼시장의 거래가격보다 훨씬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삼공사의 횡포는 지난 2007년 극에 달했다. 인삼공사가 특별한 이유 없이 그해 농가와 계약재배하면서 수매대금을 종전 당일 지급에서 1주일 이내로 연장하고 잔류농약 검사도 정부고시 기준보다 4배나 강화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계약서를 보낸 것이다.
인삼공사는 수매 대금 7일 이내 지급건의 경우 농가의 반발에 못이겨 곧바로 철회했지만 잔류농약 허용 기준은 통보내용을 밀어부쳤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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