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가 내달초 중대 기로에 선다.
경기 불황 장기화 조짐 속에 현대자동차 노조가 주간연속 2교대제 관철을 위한 파업 찬반투표가 예정되어 있고, 실낱같은 회생 가능성을 남기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법정관리 여부도 결정되는 등 굵직한 현안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산차 내수 판매량이 지난해말부터 서서히 바닥권 탈출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방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는 만큼 재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대차노조, 불난 집에 부채질하나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지부는 지난 19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의한 주간연속2교대제 관련 쟁의행위 조정 신청서를 이번주중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재계와 조합원 뿐만 아니라 집행간부 일부에서도 파업 수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 연휴기간 조합원에 이메일 등을 통해 파업 강행 논리를 전달하는 등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현대차지부가 28일 쟁의 조정 신청을 하게 되면 열흘이 지난 다음달 6일 조합원 전체 찬반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그러나 재계와 노동계는 현대차 노조의 극단적인 선택이 일사천리로 이뤄지기에는 최근 분위기가 비우호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윤해모 현대차지부장이 옥중에서 벗어나자마자 강경 노선을 걷는데 대해 내부 비판이 드센데다 쟁점이 지난해 노사간 합의를 이뤄낸 단협안의 이행 여부로 합법적인 파업 절차와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부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이어져 현대차 울산공장 등 생산라인이 멈추게 될 경우 지난해말 이후 회복 추세에 접어들고 있는 국산차 내수 시장이 또 한번 한파에 시달려 그렇지 않아도 아사 직전인 납품업체들의 줄도산이 임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에 축전지를 납품하는 모 중소업체 관계자는 "울산 지역 2~3차 밴더 몇 곳이 지난해말 문을 닫았고, 최근 경기 여파로 인한 변수로도 2월 수십개가 추가로 도산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파업까지 이어지게 되면 울산, 경주 일대 중소기업 절반 정도가 부도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쌍용차 "회생이냐, 파국이냐"
쌍용차의 생사 여부가 내달초 결정된다. 평택공장은 부품 업체의 납품 결의로 내달 2일 일단 재가동에 들어가지만, 법원의 판단을 앞둔 일시적인 생산 체제로 봐야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쌍용차가 지난 9일 신청한 기업회생절차 개시 여부 결정을 늦어도 내달 초까지 내릴 예정이다. 늦어도 현행법상 회생절차 신청 후 한달이 되는 다음달 9일 확정된다. 법원측은 쌍용차가 산업에 미치는 중요한 영향을 감안해 신속하게 결정,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법원은 오는 29일 평택시 쌍용차 본사를 방문해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쌍용차 생산ㆍ연구 시설을 돌아보고 경영진과 근로자, 노동조합 등 이해관계자들과 면담하고, 회생 가능성을 타진한다.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법정관리가 최종 확정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쌍용차의 시장 비중이 2% 정도에 불과하지만, 근로자 7000여명과 협력업체 직원 및 가족 등 20만명 안팎의 생계를 고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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