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기대감,증시 상승은 단기 효과..경기 전반의 회복이 관건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여전히 상승 쪽에 마음을 두고 있다. 뉴욕증시 상승과 오바마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기대를 걸면서도 안심하지 못하는 투자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드리워진 악재들이 가시지 않은 점이 원달러 환율 상승 쪽에 무게를 싣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3.0원 하락한 137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뉴욕증시에 이어 국내 증시가 상승출발한데다 역외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다소 내렸다.

그러나 시장의 우려감은 여전하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전년동기대비 -3.4%로 발표함에 따라 경기 침체는 더욱 부각됐다.

국내 증시는 오바마정책 기대감을 뒤늦게 반영하면서 뉴욕증시 여파를 이어받아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때인 지난 1998년 4분기 -6.0%를 기록한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큰 폭 뒷걸음질 쳤다.

보통의 상황이라면 구정 연휴를 앞두고 쏟아지곤 했던 설 네고 물량도 올해는 부진한 분위기다. 외환딜러들은 설 상여금 용도로 업체들이 내놓는 달러 매물인 네고물량이 예전만 못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설 연휴를 앞두고 통상 나오던 업체 네고 물량이 지난해보다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환율이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크게 오른 상태임에도 경기가 좋지 않아 업체들이 달러 매물을 많이 내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환전문가는 "수출업체는 수출 물량이 줄고 경기가 하락하니 가격 하락까지 맞물려 설 상여금을 줄이는 회사들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면서 "수입업체들 역시 원자재가격은 하락했지만 원·달러환율이 높아진 수준이라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시장 불안이 여전한 상황에서 오바마 정책 기대감이나 간간이 나오는 이벤트성 달러 매물 등에 의존하는 것에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경계심을 나타냈다.

경기 부양책은 물론이고 실제 경기 회복의 시그널, 외환당국의 확고한 환율 안정 의지 등 시장에 안정감을 줄 만한 전반적인 여건이 형성되지 않는 한 환율은 여전히 저항선 위로 출렁일 수 밖에 없는 상태다.

한 외환딜러는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호전되기 전까지는 위쪽으로 점수를 두고 있다"면서 "미국 경기 부양책 기대감으로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다고 해도 단기적 효과에 그칠 것으로 보여 크게 내려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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